2022년 시장의 가장 큰 화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일 것이다. 투자자들은 연준의 금리 인상이 가져올 여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신용등급이 BB 이하인 회사채를 의미하는 ‘하이일드(고수익) 채권’ 투자자들은 오히려 금리가 내리는 것보다 오르는 것을 반길지도 모른다. 금리가 오른다는 것은 경제가 원활하게 작동한다는 의미이며 이는 곧 하이일드 채권 발행 기업의 신용 위험 하락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하이일드 채권 시장은 지난 10년간 많은 변화를 겪었다. 10년 전만 해도 가장 위험한 등급인 CCC 등급 비중이 높았고 가장 등급이 높은 BB 등급 비중은 낮은 편이었지만 지금은 상당히 큰 변화가 일어났다. 오늘날 하이일드 채권 지수의 상당 부분은 BB 등급이며 최저 등급인 CCC 등급의 비중은 훨씬 줄어들었다. 하이일드 채권 시장의 펀더멘털 자체가 과거에 비해 개선된 상태인 것이다.
수익률 측면에서도 역사적으로 하이일드 채권은 금리 인상기에 매우 긍정적인 성과를 거뒀다. 실제로 과거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65bp(1bp=0.01%포인트) 이상 상승한 기간 블룸버그 미국 하이일드 회사채 지수의 평균 수익률은 약 12% 수준이었으며 지난 1994년 이후 열세 번 있었던 금리 상승기 동안의 수익률은 모두 플러스를 기록했다. 이뿐만 아니라 금리가 상승하면 하이일드 채권 투자로 생성되는 현금 흐름을 더 높은 수준의 금리로 재투자할 수도 있다는 점 또한 매력적인 요소다.
하이일드 채권 투자자들이 금리 인상을 반갑게 여길 만한 또 다른 이유는 금리가 오른다는 것이 일반적으로는 경제 상황이 긍정적이라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경제 상황이 좋아지면 곧 기업들이 점점 더 많은 양의 잉여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게 될 것이고, 이는 이들 기업에 제공되는 대출의 신용 위험 하락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러한 역학 관계는 금리가 상승할수록 더욱 강하게 작용하며 크레디트 채권 투자자로서는 좋은 투자 성과를 거둘 수 있는 배경이 된다.
연준이 긴축정책으로 기조를 전환함에 따라 향후 금리가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변화는 오히려 투자자들이 크레디트 자산에 투자하기 좋은 환경이라고 생각된다. 투자자들은 연준이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을 통해 채권 매입을 줄여가고 금리 인상을 예고한 상황에서 금리가 상승하는 데 따르는 잠재적인 이자율 위험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고 시간이 지날수록 금리 인상기에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고인컴 자산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것이 가능하다.
따라서 금리 인상을 위기로만 여기는 분위기 속에서 하이일드 채권 투자자들이 평정심을 잃지 않고 장기적인 관점을 유지한다면, 변화하는 시장 환경으로 인한 이점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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