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을 40여 일 앞두고 위기를 느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측이 연일 ‘반성’ ‘사과’ 등의 표현을 쓰며 유권자 구애에 나섰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25일 3·9 대선과 함께 실시되는 국회의원 재보선 가운데 민주당에 귀책사유가 있는 서울 종로, 경기 안성, 충북 청주 상당에 후보를 공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송 대표는 차기 총선 불출마도 약속했다. 이 후보의 지지율이 박스권에 갇혀 주춤거리자 몇 %라도 반등시켜보려고 안간힘을 쓰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후보는 24일 ‘정치적 고향’인 성남시를 찾아 가족사와 자신의 욕설 파일을 언급하며 눈물을 보였다. 경기 공약 발표 기자회견장에서는 “사과의 뜻을 겸해 앞으로 완전히 다른 새로운 정치로 보답해드리겠다”며 예정에 없던 큰절을 했다. 23일에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또다시 고개 숙여 사과한다. 변명하지 않고 무한책임을 지겠다”고 했다. 김종민 의원은 ‘586세대 용퇴론’을 제기했고 이 후보의 핵심 참모 그룹 ‘7인회’ 인사들도 “이재명 정부에서 임명직을 일절 맡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다수 국민들은 “5년 동안 뭐하다가 대선을 코앞에 두고 쇼를 벌이느냐. 속지 않는다”라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거대 여당과 정부가 밀어붙인 수많은 입법·정책 폭주로 집값 폭등과 전세 대란, 일자리 쇼크 등이 발생해 많은 국민들이 고통을 겪고 있는데도 진정한 성찰은 없었다. ‘대장동 개발 의혹’ 사건과 관련해 ‘키맨’ 세 사람이 숨지고 ‘윗선’의 연루 의혹을 보여주는 진술들이 계속 나왔는데도 이 후보는 잘못을 전혀 인정하지 않고 특검을 외면하고 있다. 반면 야당을 겨냥해 ‘빈대’ ‘낯짝’ 등의 용어를 쓰면서 여전히 ‘내 탓’이 아닌 ‘네 탓’만 하고 있다. 이 후보와 여권의 진정한 사죄가 없다면 대선을 앞두고 ‘내려놓는 척하는 쇼’라는 비판만 받게 될 것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