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오영이] '해적: 도깨비 깃발' 비주얼만 살아남았다

[리뷰] 영화 '해적: 도깨비 깃발'

1월 26일 개봉


오늘 영화는 이거! '오영이'


영화 '해적: 도깨비 깃발' 스틸컷 /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해적: 도깨비 깃발'(이하 '해적2')은 딱 명절 특수, 가족 단위 관객을 노리고 나온 작품이다. 만화적인 요소가 곳곳에 배치됐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고래와 펭귄 등 동물들도 등장한다. 화려한 CG와 서양과 동양의 매력이 합쳐진 비주얼로 화려함을 극대화했다. 그러나 보는 즐거움에만 과하게 치중했나. 작품의 서사나 개연성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해적2'(감독 김정훈)는 의적단 두목 무치(강하늘)와 해적단 단주 해랑(한효주)이 고려 말 왕실에서 사라진 보물을 찾아 나서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다. 자칭 고려 제일검인 무치는 조선군에게 쫓기던 중 해랑이 이끄는 해적선에 올랐고, 해랑과 사랑에 빠진다. 해랑도 무치가 싫지 않다. 이들은 티격태격하면서 왜구를 소탕하고, 왕실 보물 지도를 발견하면서 의기투합한다. 그러나 보물을 노리는 건 이들뿐만이 아니다.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역적 부흥수(권상우) 또한 보물을 차지하기 위해 바다에 뛰어들면서 무치, 해랑과 대적하게 된다.

작품은 2014년 개봉해 866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영화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의 후속편이다. 그러나 전편의 등장인물이 모두 바뀌었고, 이야기 자체도 달라 전편을 보지 않아도 이해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다. 시리즈의 연속성 없이 해적이라는 소재만 차용했다. 전편에서 인기를 끌었던 캐릭터나 케미를 이어받을 수 없었지만, 아예 새로운 등장인물로 전편에 구애받지 않고 이야기를 펼칠 수 있다는 장점을 취했다.

낮은 연령대의 관객을 타깃으로 삼은 '해적2'는 설 성수기를 맞아 가족 단위 관객들을 아우르겠다는 포부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고래와 펭귄이 등장해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특히 막이(이광수)와 펭귄의 케미와 서로 뺨을 때리는 장면은 웃음 포인트로 작용하기도 한다. 만화적 연출을 곳곳에 배치한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특히 막이의 비주얼과 대사는 만화 '원피스'를 연상케 한다. 막이는 '원피스' 속 캐릭터 우솝처럼 긴 파마머리에 두건을 쓰고, 노란색 계열의 의상을 입는다. 또 "해적왕이 되겠다"는 '원피스'의 명대사를 외치며 패러디해 만화팬들의 반가움을 살 것으로 보인다.



막이 외에도 해랑, 해금(채수빈), 한궁(오세훈), 아귀(박지환)의 독특한 비주얼은 보는 즐거움을 더한다. 여말선초(麗末鮮初)가 배경이지만, 바다 곳곳을 항해한다는 설정에 맞게 서양 복식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해랑은 파마머리에, 화이트 셔츠에 일자바지를 입어 서양의 남성 복식을 떠올리게 한다. 해금은 붉은색 드레스에 검은색 레이스를 둘러 동양적 매력과 서양의 신비한 매력을 아우른다. 한궁은 긴 머리를 날리며 신들리게 활을 쏘는 모습으로 마치 영화 '반지의 제왕'의 레골라스를 연상케 한다. 아귀는 얼굴에 붉은 줄을 긋고 등장해 야생의 느낌과 거친 해적의 모습을 동시에 보여준다.

액션도 빼놓을 수 없다. 선상 위에서 펼쳐지는 검술 액션은 화끈하다. 밧줄을 타고 타잔처럼 움직이는 해적들, 배의 공간적 특수성을 활용해 펼쳐지는 다양한 동작들, 배우들의 검술 합 등이 다채로운 매력을 보여준다. 여기에 수중 액션까지 더해져 화려함이 극대화된다. 아름다운 바닷속과 그 안에 사는 수중 생물들이 나오고, 캐릭터들은 돼지 오줌보를 산소통 삼아 바다 안을 활개 한다. 캐릭터들이 숨을 참을 때마다 관객도 같이 숨을 참으면서 이들과 호흡해 긴장감을 자아내기도 한다.



작품이 오락성과 비주얼에 집중한 만큼, 이야기의 개연성은 크게 강조되지 않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큰 줄기는 해적과 의적이 힘을 모아 보물을 찾으러 떠나고, 역적의 위협에서 생존하는 것으로 단순하다. 그러나 곁가지가 여러 갈래로 뻗어 있다. 해랑과 무치의 로맨스, 해적왕이 되고 싶은 막이의 야망, 보물을 손에 넣어야만 하는 부흥수의 욕망, 해금과 한궁의 풋풋한 사랑 등 작품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 많다. 중구난방으로 펼쳐지는 전개는 몰입도를 떨어트릴 뿐이다.

그렇다고 캐릭터 각각의 매력이 도드라지는 것도 아니다. 해적단을 이끌며 두목의 카리스마를 보여줘야 됐던 해랑은 줄곧 큰 소리로 외치기만 해 강인함만 강조한다. 의적단을 이끌던 무치는 오히려 어리숙한 모습을 보여주고, 막이를 연기한 이광수는 SBS '런닝맨'의 '배신 광수' 캐릭터 그대로다. 예상 가능한 범위에서만 움직이는 캐릭터들이 평면적으로 비쳐 아쉽다.




+요약


제목 : 해적: 도깨비 깃발

장르 : 모험, 액션, 코미디

감독 : 김정훈

출연 : 강하늘, 한효주, 이광수, 권상우, 채수빈, 오세훈, 김성오, 박지환

제작 : 어뉴

배급 : 롯데엔터테인먼트

관람등급 : 12세 관람가

러닝타임 : 126분

개봉 : 2022년 1월 26일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