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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직업상담사 김우진입니다"

출산 후 찾은 평생직업 '직업상담사'…8년 현장경험 끝에 창업한 케이잡스

두 번의 암판정에도 오뚝이처럼 일어서…연매출 80억 HR 서비스 기업으로 성장

올해를 전직지원 사업의 원년으로…상담사 역량 키워 기업별 맞춤형 서비스 제공


말 그대로 직진만 해온 삶이다. 목적지를 향해 묵묵히 걷다가 난관을 만나면 뛰고, 더 큰 시련을 마주치면 헤엄쳤다. 아이들에게 떳떳하고 싶어 시작한 ‘직업상담사’ 일은 직진하는 삶의 목적지이자 힘의 원천이었는데 언제부터인가 동의어가 됐다. 주변 사람들은 그를 ‘직업상담사 김우진’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지금이야 전체 직원 140여명의 국내 대표적 고용서비스 전문기업으로 성장했지만 케이잡스의 성장과정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창업 이후 ‘내 회사만큼은 더 나은 일터’로 만들겠다면서 주4일 근무제도를 도입했더니 주변에서 ‘튀지 말라’는 삐딱한 시선을 받아야 했고 든든한 ‘백’ 하나 없어서 억울하게 사업기회도 빼앗겼다. 급기야 두 차례 암 판정을 받았지만 오뚝이처럼 일어났다.

‘늦깎이 창업’, ‘여성의 경력연장’, ‘평생 일터’. ‘고용연장’ 등 중장년 일자리 전문미디어 라이프점프가 주목하는 어느 영역에 가져다 놓아도 설명이 되는 김우진 케이잡스 대표를 서울 남영동의 케이잡스 본사 사무실에서 만나봤다.

김우진 케이잡스 대표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고용서비스 기업 케이잡스의 대표 김우진이다. 추운 날씨에 여기까지 와주셔서 감사하다.”

-언제 창업하신 것인지. 케이잡스에 대해서도 소개해달라.

“2014년 12월에 창업했다. 현장에서 직업상담사로 8년 정도 일했는데 어느 날 자신감이 생겼다. ‘이 일은 내가 누구보다 잘할 수 있겠다’ 싶었던 거지. 경험도 많이 쌓았고 시장 이해도도 높았고 여러 모로 자신감이 있었다. 케이잡스는 현재 전국 18개 지사를 둔 어엿한 고용서비스 기업으로 성장했다.”

김우진 대표가 쓴 <직업상담사 김우진>


-만나러 오기 전 검색하다 보니깐 책을 냈던데 제목이 흥미로웠다. <직업상담사 김우진>. 간결하고 명확한 제목이다.

“하하. 이 책은 판매용은 아니다. 오랜 시간 직업상담사로 일하면서 느꼈던 것들을 기록해놓은 모음집이라고 할까. 기록들을 갖고 무작정 출판사에 찾아가 책으로 내달라고 했다. 모두 거절하더라. 그래서 내가 1인 출판사를 만들어 편집도 없이 출판 해버렸다.

2008년도에 직업상담사 일을 시작한 이래 ‘난민’만 빼고 모든 연령, 모든 직업군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일자리 상담을 해봤다. 직업상담사라는 단어에는 나를 설명하는 모든 것들이 담겨 있다.“

-직업상담사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남들보다 늦은 나이에 사이버대학교에 입학해 공부를 시작했다. 졸업 후 무슨 일을 할지, 고민하던 차에 교수님이 직업상담사라는 직업을 소개했다. 경력, 학력 모두 무관하다고 해서 ‘나도 할 수 있겠다’ 싶었다. 그때부터 공부해서 자격증 따고 바로 취업해 직업상담사 인생을 시작했다. 첫 월급이 60만원이었다.”

-조심스러운 질문인데 대표님 인생에 무슨 사연이라도 있었던 것 같다.

“이른 나이에 가장이 됐다. 아이 둘을 올바르게 키우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무슨 일이든 해야만 했다. 지금에서야 웃으면서 말할 수 있지만 직업상담사 일을 시작할 때만 해도 이 일은 생계이자 삶의 유일한 수단이었다. 직업상담사가 되기 전에 화장품 방문판매, 정수기 코디네이터, 커피숍 아르바이트, 보험판매 등등 안 해 본 일이 없었던 것 같다.”

-쉽지 않은 시간을 보내신 것 같다. 늦었지만 고생하셨다는 말씀 전하고 싶다. 화제를 돌려볼까. 이력을 보면 이쪽 업계 1등 회사(인지어스)에서 수석본부장까지 승진했던데 꽤 빠르게 높은 자리까지 올랐던 것 같다.

“어릴 때 몸도 약하고 시골(경상남도 하동) 출신이라 공부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래서 늦은 나이에 공부를 시작했던 거지. 어느 순간부터 내 인생은 직진만 했던 것 같다. 일이 주어지면 잠을 포기하더라도 끝을 냈다. ‘몸이 부서지더라도 맡은 일은 반드시 잘 해낸다’, 라는 일념으로 살았다. 그렇게 하다 보니깐 남들보다도 먼저 승진하고 회사에서도 능력을 인정 받았던 것 같다.”

-그 이후에 몇몇 회사를 더 거쳤던데.

“앞만 보고 일하다 보니깐 어느 날 이대로 계속 가야 하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 인지어스에 있을 때 마지막으로 맡았던 프로젝트가 공공기관에서 발주한 것이었는데 한 달 보름 정도 파견 근무하면서 지쳐버린 거지. 퇴사 전 3년 동안 정말 일만 했다. 아이들과 휴가 한번 제대로 가지 못했다. 그렇게 회사를 나오고 나서는 얼마 있다가 법무부 산하기관의 취업전담센터 책임자로 다시 일을 시작했다.”



-창업은 어떻게 시작한 것인지.

“기관에서 나오고 나서 새로 출범한 HR기업에서 전문경영인으로 일해달라는 제안을 받았다. 고용노동부가 운영하는 취업성공패키지 사업을 운영하는 곳이었는데 고민 끝에 한번 도전해보기로 했다. 내가 제일 잘하는 분야라 잘할 자신은 있었다. 일종의 경영훈련을 한 셈인데 남을 위해서 일할 바에는 내 사업을 해보자란 생각이 들어서 케이잡스를 창업하게 됐다.”

-가족들의 반대는 없었던 건가.

“젊었을 때 가진 게 많지 않아서 아이들에게 좋은 성장환경을 만들어주지 못했는데 나중에 돈 벌면 큰 집으로 이사 가자고 약속을 했었다. 창업을 하게 되면 이사 갈 수가 없어서 아이들에게 물었다. ‘엄마가 꼭 해보고 싶은 일이 있는데 이거 하면 이사는 나중에 가야 한다’고. 그런데 우리 아이들이 얼마나 어른스러운지, 엄마가 하고 싶으면 하라고 힘을 불어넣어줬다. 자신 있게 창업에 나설 수 있었다.”

-의지라고 해야 하나, 인내심이라고 해야 하나, 세 가족 모두 정신력이 대단히 뛰어나 보인다.

“지금까지 암 판정을 두 번 받았다. 한창 일할 때 첫 번째 암판정을 받았는데 그땐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지. 미리 죽는 연습을 해놓을 정도였다. 그런데 내가 악바리 기질이라고 해야 하나. 그런 게 좀 있어서 극복해낼 수 있었다. 이런 걸 두고 정신력이 뛰어나다고 하면 맞겠지? 하하”



-주된 일터에서 퇴직하고 나서 창업을 꿈꾸는 중장년들이 많다. 그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사업을 해보니깐 실력은 기본이고 성공하려면 그 밖에도 여러 가지가 있더라. 한 예로 든든한 ‘백’ 조차 없으면 사업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케이잡스가 성장과정 중에서 억울한 일 여러 번 당했다. 우리가 제일 잘한다는 평가를 받았는데도 사업을 접어야 한다면 기분이 어떨 것 같나. 정말 서럽더라. 그만큼 사업이란 게 쉽지 않은 일이다.”

-케이잡스는 전직지원사업을 수행하는 곳이다. 올해 전직지원 사업 전략은 무엇인가.

“고령화, 조기퇴직 등 사회구조가 점점 전직지원 서비스가 더욱 필요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 케이잡스는 전직지원 분야에서 올해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 계획이다. 현재 현대차, 쿠팡 등 대기업의 전직지원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작년에 전직지원 사업의 시동을 걸었다면 올해는 성장의 원년으로 만들 계획이다.”

-전직지원 분야는 저가시장으로 낙후돼 있다는 평가가 많다.

“상담사 역량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케이잡스와 쿠팡이 전직교육 과정을 공동 개발하고 있는데 이렇게 해서 회사마다의 맞춤형 교육과정을 만들 수 있다. 기업은 기업대로 퇴직예정 직원에 대한 지원에 더욱 신경 쓰고, 우리 같은 HR 서비스 기업은 내부직원 역량을 키워 서비스 질을 높이는 식의 접근이 필요하다.”

-케이잡스의 포부를 말씀해달라.

“케이잡스의 매출현황을 보면 공공이 민간 영역보다 많다. 창업 초기 안정적 사업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정부사업에 집중한 결과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민간 비중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한 태스크포스를 현재 운영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우리 직원들에게 주4일 근무제도를 적용하는 꿈을 갖고 있다. 응원해달라. 하하“

-마지막 질문. 직업상담사라는 직업은 대표님에게 소명의식처럼 다가온다. 직업상담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80%의 영업과 20%의 행정이랄까. 80%의영업이라는 것은 상담사가 취업 시켜야 할 구직자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 구직자에게 맞는 구인업체를 발굴해야 한다는 뜻이다. 구직자의 요구와 구인업체의 요구를 정확히 파악해서 매칭하는 것이지. 인터넷 구직사이트만 찾아보고 적당히 떼우는 식이 아니라 발로 뛰어서 양쪽의 요구를 조율하는 것이 직업상담사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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