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이 인플레이션 속에 안전자산으로 더 큰 주목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특히 위험 회피 자산으로 관심을 끌었던 암호화폐가 미국의 공세적 긴축과 맞물려 큰 타격을 받은 것도 금 수요를 끌어올리고 있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26일(이하 현지 시간) 12개월 이후 금 가격 전망치를 온스당 기존 2000달러(약 240만 원)에서 2150달러(258만 원)로 올렸다. 그러면서 내년 12월이 만기인 금 장기 거래를 추천했다. 미하일 스프로기스 골드만삭스 연구원은 “성장 둔화와 인플레이션이 겹쳐 금으로 위험을 회피하려는 수요가 계속 커질 것”이라며 “일반 소매 거래뿐 아니라 중앙은행에서도 금을 찾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은 지난해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이 심각했음에도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한해 동안 가격도 7% 하락해 1800달러를 밑돌았다. 미국 경기가 다른 선진국이나 신흥국보다 회복 속도가 빨라 달러 강세가 나타난 것도 금 가격 상승을 억누른 요인이다.
그러나 최근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지난 25일 미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금 선물(2월물)은 온스당 1825.5달러를 기록하며 전 고점인 1870.20달러(2021년 11월 17일)에 근접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오는 3월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하면서 뉴욕을 비롯한 각국 증시가 약세를 보인 것도 금 투자 매력도를 높인다는 것이 골드만삭스의 분석이다. 특히 지난해만 해도 위험 회피 자산으로 주목됐던 비트코인은 긴축이 임박해지자 최근 고점 대비 50% 이상 하락하며 금에 자리를 내주는 모양새다. 스프로기스 연구원은 “방어 자산으로서 금의 위상이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