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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전국에서 3만 8000여 가구 분양 ‘봇물’…서울서도 2300여 가구 공급

서울의 한 아파트 공사현장 모습./연합뉴스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로 기축 아파트 매매 시장이 일시적 조정기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설 이후 한 달 동안 약 3만 8000가구의 물량이 전국에 쏟아진다. 부동산R114 조사에 따르면 오는 2월에는 전국에서 총 3만 8010가구(총 공급 가구 수 기준)가 공급될 예정이다. 관심도가 높은 수도권에서는 2만 1263가구가 시장에 나와 청약자를 맞는다. 지방에서도 1만 6747가구가 공급된다. 전문가들은 최근 지역별로 청약 희비가 갈리고 있는 만큼 입지를 꼼꼼히 따져 청약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강화된 규제를 고려해 대출 여건과 소득 조건을 면밀히 검토한 후 청약에 나서야 한다는 조언이다.

◇서울에서 2300여 가구 공급= 청약 열기가 가장 높은 서울에서는 총 2342가구가 시장에 나온다. 대부분이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을 통해 나오는 물량이다. 은평구 역촌동에서는 ‘센트레빌 파크 프레스티지’가 분양에 나선다. 역촌1구역 재건축을 통해 나오는 단지는 총 752가구(일반분양 454가구) 규모다. 전용 면적은 46~84㎡로 구성된다. 강북구 미아동에서는 497가구 규모 '한화 포레나 미아'가 청약자를 모집한다. 서대문구 홍은동에서는 홍은13구역 재개발 사업을 통해 827가구가 공급된다. 일반분양 물량은 411가구다.

송파구 송파동에서는 리모델링 분양 단지가 나온다. ‘송파 성지 아파트’ 리모델링을 통해 일반분양 29가구(총 공급 327가구)가 공급된다. 물량이 30가구 미만으로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지 않는 만큼 분양가가 높게 책정될 가능성이 높다. 앞서 이달 11일 29가구를 일반분양해 규제를 피한 송파구 오금동 ‘송파 더 플래티넘’은 전용 72㎡ 분양가가 최고가 기준 14억 9,460만 원으로 15억 원에 육박했다. 분양가는 높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만 19세 이상이면 청약통장 없이 누구나 청약할 수 있고 전매 제한 등 규제가 없다. 송파 더 플래티넘의 경우 이 같은 장점에 힘입어 평균 경쟁률 2599대 1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한 바 있다.

경기도에서 분양하는 단지 중 눈길을 끄는 곳은 안양시 만안구 안양동 ‘안양역 푸르지오 더샵’이다. ‘진흥아파트’ 재건축을 통해 공급되는 이 단지는 2736가구(일반분양 687가구) 규모다. 안양동 일대는 지난 2016년 ‘래미안안양메가트리아’가 입주한 데 이어 최근 ‘평촌 자이 아이파크’ 등이 들어서 안양시의 신흥 주거 지역으로 거듭나고 있다. 수도권 전철 1호선 안양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고 안양천을 품고 있어 청약자가 몰릴 가능성이 크다.

2월 주요 분양 예정 단지.(1월 24일 집계 기준.)/자료=부동산R114


◇지방은 미분양 나오기도…입지 따져야= 지방에서는 1만 6747가구가 공급되는 가운데 일부 지역의 경우 미분양이 잇따르고 있어 청약자의 주의가 요구된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대구에서는 최근 분양한 10개 단지 가운데 9개 단지가 청약 마감에 실패했다. 특히 이 중 4개 단지는 전 주택형이 미달됐다. 외곽에서 분양하는 단지는 준공 시까지 미분양을 면하지 못할 경우 생활·교통 인프라 조성이 늦어질 가능성이 있고, 거래 또한 쉽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최근 미분양 단지가 연이어 나온다고 해서 무조건 청약을 피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대구는 최근 청약 흥행에 실패하는 단지들이 줄잇고 있지만 ‘악성 미분양’으로 꼽히는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여전히 낮은 편”이라며 “대구 내 핵심 지역에서 인근 시세보다 저렴하게 공급되는 단지는 청약을 노려볼 만하다”고 말했다. 실제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대구의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120가구로, 같은 해 1월 기록한 57가구에서 63가구 늘어났다. 지난해를 통틀어 대구에서는 총 2만 6,439가구가 공급된 바 있다.

한편 핵심 지역에 청약하더라도 강화된 규제에 맞춰 대출 여건을 꼼꼼히 따질 필요가 있다. 올해 1월 이후 입주자 모집공고를 낸 단지는 잔금 대출에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규제가 적용된다. 기존 규제에 따라 분양가가 9억 원을 넘으면 시행·시공사 대출 알선 없이는 중도금 대출이 한 푼도 나오지 않을 수 있고, 입주 때 시가(감정가)가 15억 원을 넘게 되면 잔금 대출 또한 전혀 나오지 않는다. 이 책임연구원은 “분양가 규제로 인해 인근 구축 단지보다도 저렴하게 신축 아파트가 공급되는 만큼 청약 시장은 여전히 ‘블루칩’”이라면서도 “대출 규제가 복잡해지고 있어 자신의 소득 수준과 대출 여건에 맞춰 신중히 청약해야 추후 중도금·잔금 상환 관련 불확실성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대구 수성구의 한 아파트 단지./서울경제DB


저가점자는 생애최초·신혼부부 특공 추첨제 물량 노려야


지난해까지는 청약 저가점자를 중심으로 한 이른바 ‘청포족(청약포기족)’이 오피스텔과 생활형숙박시설 청약에 몰리며 대체 주택 상품 시장의 청약 열풍을 이끌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1000만 원 가량의 ‘마이너스 프리미엄’을 단 오피스텔 분양권이 시장에 나오고, 청약 마감 단지에서 미계약분이 속출하는 등 대체 상품 청약 주의보가 울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금과 같이 불확실성이 높은 시장에서는 리스크가 높은 대체 상품 대신 수도권 주요 지역의 분양 아파트 등 안전한 곳으로 눈길을 돌려야 한다고 말한다. 고가점자에 유리한 일반분양과 달리 특별공급 청약은 지난해 이뤄진 법령 개정에 따라 추첨제 물량이 생긴만큼 저가점자들도 당첨을 노려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11월 시행된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안’에 따르면 신혼부부·생애최초 특별공급(특공) 전형에서 나오는 물량의 30%는 추첨제로 당락을 가른다. 이렇게 공급되는 추첨제 물량은 자산 기준만 있고 소득 기준이 없다. 맞벌이 부부나 고소득 1인 가구도 수도권 주요 입지 내 청약을 노려볼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신혼부부 특공은 이전까지 자녀 수 순으로 우선순위를 부여해 자녀가 없는 가구에게는 사실상 기회가 없었지만, 추첨제에서는 자녀 수를 따지지 않아 당첨을 기대할 수 있다. 기혼자 또는 유자녀 가구만 신청할 수 있었던 생애최초 특공에서는 1인가구에게 기회가 생겼다.

자산 기준은 비교적 간단하다. 보유하고 있는 토지나 건축물 등 부동산 자산가액의 합계가 3억 3100만 원을 넘지 않으면 된다. 토지의 자산가액은 공시지가를 통해 산정하고, 건축물의 자산가액은 공시가격 또는 시가표준액으로 정한다. 이외에도 추첨제 물량 청약을 위해서는 무주택 세대 구성원이어야 하고, 신혼부부 특공의 경우에는 혼인 기간이 7년 이내여야 한다. 생애최초 특공은 5년 이상의 소득세 납부 실적이 있어야 한다.

제도 개편을 통해 맞벌이 부부나 고소득 1인 가구에게는 전례 없는 청약 기회가 생긴 셈이지만 아직 특공 청약 열기는 예상외로 잠잠한 상황이다. 새 규칙에 따라 지난해 12월 청약을 실시한 경기 광주시 초월읍 ‘힐스테이트 초월역' 1·2블럭은 213가구가 공급된 신혼부부 특공에 도합 1559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7.3대 1을 기록했다. 106가구가 나온 생애최초 특공에는 총 3962명이 청약해 경쟁률이 37.4대 1을 나타냈다. 이 단지는 일반분양에서 530가구 모집에 3만 800명이 몰려 경쟁률 58.1대 1을 보인 바 있다. 추첨제가 새로 생겼음에도 일반분양보다 신혼부부·생애최초 특공 경쟁률이 낮게 나온 것이다.

한 분양 전문가는 “특별공급 추첨제는 저가점자에게 청약 당첨 확률을 높일 수 있는 좋은 수단이 될 수 있다”며 “기준을 충족한다면 수도권 주요 입지에서 당첨 가능성이 생긴 만큼 적극적으로 청약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의 아파트 단지 모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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