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의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물 ‘지금우리 학교는’이 지난달 28일 처음 공개된 후 글로벌 인기순위 1위를 유지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좀비물이라는 대중적 장르물이지만, 좀비의 움직임 등 액션장면의 과감한 연출과 학교란 제한된 공간에서 덜 성숙한 학생들이 어려움을 겪는다는 설정으로 차별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아울러 ‘오징어 게임’, ‘지옥’, ‘D.P.’ 등 넷플릭스에서 히트한 한국 콘텐츠와 같이 코로나19 사태, 세월호 참사, 광주민주화운동 등 각종 사회적 문제들을 버무린 점도 눈길을 잡아당긴다.
2일 넷플릭스의 공식 시청시간 집계 서비스 ‘톱10’ 집계를 보면 ‘지금 우리 학교는’은 지난 달 23~30일 사이 전 세계에서 시청 시간 1억2479만 시간을 기록하며 비영어권 TV쇼 중 1위를 차지했다. 영어권 TV쇼 1위인 ‘오자크 시즌4’의 9634만 시간보다도 높다. 공개된 지 단 3일간 집계만으로 1위에 오른 것으로, 전 세계 91개국에서 인기순위 상위 10위권에 포함됐다고 넷플릭스 측은 전했다. 한국을 비롯한 일본·대만·태국·베트남·인도 등 아시아권 국가에선 대부분 1위를 기록했으며, 프랑스·독일·나이지리아·자메이카 등에서도 1위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OTT 순위사이트 플릭스패트롤의 집계에서도 ‘지금 우리 학교는’은 1일 기준 넷플릭스 TV쇼 부문에서 4일째 글로벌 1위를 달리고 있다. 처음부터 1위로 모습을 드러낸 건 ‘지옥’에 이어 두 번째다. 공개 4일만에 전 세계 54개국에서 1위에 올랐으며, 미국·영국 등에서도 2위에 오르며 상승세다.
해외 미디어에서는 액션장면에서 보이는 롱테이크와 슬로모션 등의 연출과 좀비들의 역동적 움직임, 장르물의 문법과 여러 가지 사회적 문제의식을 결합한 점을 긍정적으로 평한다. 특히 극중 바이러스를 통해 좀비가 감염된다는 점, 시민들의 격리소 등이 코로나19 사태를 떠오르게 한다는 반응이다. 영국 가디언은 “이 작품이 코로나19에 대한 은유로서 만들어졌는지 궁금하다”며 “좀비가 바이러스에 의해 만들어질 뿐 아니라 핵심적 전염 방식 중 한 가지가 코로나19와 같다”고 분석했다. 버라이어티는 “‘오징어 게임’과 마찬가지로 악몽 같은 공간적 배경을 최대한 활용, 다른 세상에 있는 듯 현기증 나는 효과를 준다”고 평했다. 정보기술(IT) 전문지 더 버지는 “무자비한 배신과 험담, 학생 내부 권력자 집단의 정치, 폭력 피해자들의 고통에 따른 동요 같은 고등학교 사회 안의 기괴한 폭력성을 상세하게 담았다”고 전했다.
학생들의 구조 요청을 외면하는 어른들, 주인공의 아버지가 아이들의 탈출을 돕고자 산길에 묶은 노란 리본과 같이 세월호 참사를 연상케 하는 장면들도 눈에 띈다. 드라마의 주무대인 가상의 도시인 효산시의 명칭이 참사로 큰 피해를 입은 안산시를 은유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또한 바이러스의 창궐에 대처하려 정부가 도시에 계엄령을 선포하고 고립시키는 모습에서 광주민주화운동의 잔상이 느껴진다는 반응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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