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과 설맞이 인사차 전화 통화를 한 것으로 알려져 향후 두 사람의 관계 설정에 관심이 쏠린다. 다만 김 전 위원장이 제주에 머물고 있어 직접 만나지는 못했다.
2일 복수의 국민의힘 관계자에 따르면 윤 후보는 김 전 위원장에게 지난달 31일 먼저 전화를 걸었다. 지난달 5일 선대위 해체 선언 이후 처음이다.
김 전 위원장은 통화 내용에 대해 “특별한 이야기는 없었고 윤 후보가 안부 비슷한 전화를 한 것”이라며 “아무 이야기 안 했으니 별 관심 갖지 말라”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선대위 해체 이후에도 김 전 위원장을 향한 ‘러브콜’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 ‘킹메이커’로 불리는 김 전 위원장이 여전히 ‘장외 스피커’로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만큼 윤 후보에게도 김 전 위원장은 쉽게 포기할 수 없는 카드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지난달 30일 “저는 (김 전 위원장을) 모시고 싶은 마음이 굴뚝”이라며 “설 지나면 또 연락드릴 것이다. 윤석열 대선 후보와의 관계에서 조정이 필요할 것 같은데, 홍준표 대표도 안 될 것 같더니만 되지 않았나. 저희가 잘하겠다”고 언급했다.
오는 15일부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도 김 전 위원장을 향한 ‘영입 경쟁’을 벌이고 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달 31일 한 방송에서 김 전 위원장을 만난 사실을 밝히며 “나라를 위해 도와달라고 했다”면서 “윤석열 후보가 김종인 전 위원장의 철학과 정책을 수용할 마인드가 있겠나”라고 말해 주목받았다.
이에 김 전 위원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 글을 통해 “김종인 전 위원장님은 원칙이 있는 거인”이라며 “헛물켜지 마시라. 내로남불의 원조정당 후보를 도와달라는 건 김종인 전 위원장을 욕되게 하는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