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국민의힘, 안철수 국민의당,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3일 저녁 4자 TV토론을 진행한다. 양대 정당의 두 후보는 법원의 ‘양자 TV토론’ 방송 금지 가처분 신청 인용 이후에도 양자 토론을 밀어붙이더니 입씨름만 벌이다 불발시켰다. 이 과정에서 국민들의 짜증은 증폭됐다. “자료를 갖고 참석하면 안 된다”는 이 후보 측 주장이나 “자료 없이 참여할 수 없다”는 윤 후보 측 주장은 모두 설득력이 없다. 두 후보 측은 설 밥상 화두에 제3지대 후보가 오르는 것을 막기 위해 의기투합해 ‘갑질’을 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후보들은 이번 토론에서 부동산, 외교·안보, 일자리·성장, 자유 주제 등 4개 분야로 나눠 공방을 벌인다. 유력 후보들은 그동안 선심 정책 무한 경쟁과 진흙탕 정쟁에 주력해왔다. 후보들은 이번 토론을 계기로 새로운 모습으로 국민들에게 희망의 불씨를 보여줘야 한다. 우선 글로벌 패권 전쟁 속에서 어떻게 미래 성장 동력을 점화하고 2%선으로 추락한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릴 것인지 실현 가능한 방책들을 제시해야 한다. 또 문재인 정부의 최대 실책인 부동산·일자리 문제에 대해 심층 논쟁을 벌이고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 특히 희대의 포퓰리즘 경쟁으로 대선판을 오염시킨 양강 후보는 국가 부채 급증을 감안해 돈 뿌리기 선심 공약들의 폐해를 시인하고 즉각 철회하기 바란다. 연금 및 노동 개혁 방안에 대해서도 득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어물쩍 넘기지 말고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후보 가족을 둘러싼 논란도 소홀히 넘길 수 없다. 이 후보의 부인 김혜경 씨는 약 대리 처방, 음식 배달 등과 관련해 공무원에게 사적 지시를 내렸다는 ‘의전 논란’에 대해 “송구하다”고 했다. 윤 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는 ‘7시간 통화’에서 드러난 부적절한 언행으로 깊은 우려를 자아냈다. 두 후보는 부인의 의혹에 대해 소상히 밝히고 진심으로 사과해야 한다. 아울러 집권 이후 가족·친인척 리스크를 근본적으로 막기 위한 대책도 밝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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