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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2막 전문가없는 불모지에서 시행착오 겪으며 전문가로 안착”

[라이프점프×이정원의 창직 탐구_10편] 이승현 팜파티플래너

농장과 파티가 합해져 탄생한 ‘팜파티플래너’

농업에 학부 전공인 ‘경영학’ 접목해 창직 성공

지역 생산 농산물 활용,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 기획

이미지=최정문




팜파티플래너는 농장(Farm)과 파티(Party)의 합성어로,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활용해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과 이벤트 등을 기획 및 연출하고, 농산물 정보 제공과 판매 전략 등을 수립하는 직업이다. 농가에서 생산된 농산물 등 각종 상품을 홍보하기 위해 도시의 소비자를 초청해 농촌체험 프로그램 및 이벤트도 진행한다. 농촌의 원재료(1차 산업)를 제조·가공(2차 산업)하고 판매나 체험 프로그램(3차 산업)을 결합한 6차산업이라는 복합산업 공간으로 농촌이 주목받으면서, 팜파티플래너의 역할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팜파티플래너로 인생 2막을 살고 있는 이승현 씨는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대학원에 진학해 전공 관련 연구과제를 진행하던 중 농업 분야의 업무를 수행하게 됐다. 농업 분야의 연구과제를 진행하면서 자연스럽게 경영학과 농업의 융합에 눈을 뜨게 됐고, 스스로 융합 지식에 대한 필요성을 절감하게 됐다. 무엇보다 농업인들에게 자신이 취득한 새로운 경험을 더욱 자세하게 알려줌으로써, 어려움에 처해있는 농업인의 삶을 개선하고 싶었다.

그는 농업인들과 어울리면서 농업인에게 필요한 분야가 무엇인지를 인식시키려고 노력했지만, 실제 농업인들이 그것을 행동으로 옮긴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며 좌절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일부 기업의 경우 ‘파티’를 통해 자사의 상품을 홍보하고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 이 씨는 농업과 파티를 융합하는 개념을 떠올리게 됐다. 그동안 한 번도 시도되지 않았던 일이지만,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는 확신이 생겼다.

이승현 씨는 먼저 농업에 파티를 접목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수립했다. 첫째, 경쟁력 있는 키워드 만들기였다. 그는 농장의 팜(Farm)에 파티를 추가하고 ‘팜파티’라고 명명해 홍보하기 시작했다. 파티라는 용어는 남녀 구분 없이 누구나 좋아하는 단어였기에, 팜파티에 대한 호응 역시 좋았다.

둘째는 팜파티를 체계적으로 교육하기 위한 교육과정을 설계하고 개설하는 것이었다. 그는 농촌관광팜파티플래너 교육과정을 개설했고 이를 통해 더욱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으로 농가에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 셋째는 팜파티 실행을 위한 매뉴얼의 제작이었다. 그는 국책과제 수주를 통해 팜파티에 대한 연구와 실천 매뉴얼을 제작했고, 시범 농가를 선정해 시범운영을 할 수 있었다. 이렇게 3가지 전략을 통해 팜파티는 전국적으로 높은 호응도를 보이게 됐고, 점차 전국 도 단위 및 시군 단위 농촌진흥기관에서 팜파티플래너 교육과정 및 팜파티 시범운영 등을 요청해왔다. 그간의 노력이 결실을 보는 순간이었다.

현재 농촌팜파티플래너 교육을 통해 배출된 농업인들은 자신의 농장 및 주변 농장에서 이뤄지는 팜파티를 직간접적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전문 팜파티플래너들은 팜파티를 시행하고자 원하는 농가에 직접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팜파티 모습/사진=이정원




스타일리스트에 재능 있다면 팜파티플래너 잘 맞아

이승현 씨가 팜파티플래너를 창직할 때 가장 어려웠던 점은 비용과 전문가의 부재였다. 팜파티를 하려면 무엇보다 비용이 많이 들었고, 식음료 부분에서도 고민이 많이 있었다. 그는 비용의 어려움을 참여 농가들이 십시일반으로 식음료 부분을 분담하는 방식으로 해결해 나갔다. 또한, 팜파티를 기획할 전문가가 없다 보니 초반에는 미진한 점이 많았지만, 경험과 학습을 통해 극복해 나갔다. 이처럼 팜파티는 여러 번 시행착오를 통해 변형을 해나가면서 진화하게 되었다. 시행착오를 극복해 나가는 과정이 팜파티전문가로 거듭나게 되는 과정이 됐다.

최근 농가 소득의 증가와 5일 근무제 정착으로 농촌은 이제 단순한 농산물 생산처가 아닌 안전한 먹거리와 쾌적한 삶의 공간이 되는 체험형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농촌의 원재료(1차 산업)를 제조 및 가공(2차 산업)하고 판매나 체험 프로그램(3차 산업)을 결합한 6차 산업이라는 복합산업 공간으로 농촌이 다시 주목받으면서 많은 도시민의 농촌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농촌과 도시를 연결하는 전문가 팜파티플래너의 역할이 앞으로 더욱 강조될 전망이다.

또한, 팜파티플래너는 일반인도 도전할 수 있는 분야이다. 일반인은 팜파티플래너를 기획하고 운영 지원의 업무를 담당한다. 스타일리스트 분야에 재능이 있는 사람도 도전해볼 만하다. 특히 농산물을 활용해 도시민이 선호하는 스타일링을 잘할 수 있다면 가장 이상적인 직업이 될 수 있다. 농업인들도 본인 농가를 직접 기획하고 운영할 수 있고, 주변 농가가 시행할 때 도움을 줄 수 있어 팜파티플래너의 역할은 앞으로도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팜파티 모습/사진=이정원


대학 졸업 후 처음부터 자신의 전공 분야로 진로를 찾아가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청년층뿐만 아니라 수십 년 간 쌓은 기술과 지식을 가진 중장년 역시도 인생 2막과 연결시키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이 있다. 이러한 경우에는 기존에 가져왔던 관심 분야나 경력과는 다른 분야나 관심 밖 분야 등 새로운 일과의 융합을 고려하는 것도 추천할 만한 진로방법이다.

이승연 씨는 그간 경험하지 못한 농업 분야와 자신의 전공인 경영학을 새롭게 접목함으로써 ‘팜파티플래너’를 창직할 수 있었다. 새로운 직업 분야가 생기면서 농촌사업 컨설팅, 농촌청년사업지원 등을 통해 낙후된 농촌 이미지를 벗어내고 자생력을 가진 농촌으로 탈바꿈하게 만드는 의미 있는 창직에 성공한 것이다. 이처럼 이질적인 분야 간의 융합 역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창직의 방법이다. 자신의 전공이나 강점을 살리기 어렵다면, 그것과 접목할 수 있는 색다른 분야를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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