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뜩이나 오미크론 변이바이러스 확산으로 부산지역 항공·관광업계가 고사 직전에 내몰린 가운데 인천공항과 김해공항 간 국제선 노선 운영 횟수에 대한 불공평한 처우가 해당 업계의 숨구멍까지 틀어 막고 있다. 이들 업계는 기존 주 1편 운항에서 최소한 1편 더 늘릴 것을 요구하고 있다.
3일 항공·관광업계에 따르면 설 연휴가 시작된 지난달 30일 에어부산의 김해공항발 사이판 항공기에는 220석 중 58명이 이용해 탑승률 26%에 그쳤다. 앞선 23일 사이판 첫 취항 노선 항공기에도 11%에 해당하는 24석에 불과했다.
설 연휴 인천공항발 사이판 노선 평균 탑승률이 68%를 기록한 것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지난달 29일 인천발 아시아나항공 탑승률은 76%(탑승객 132명)나 됐다.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도 각각 67%(127명), 67%(126명)였다.
설 연휴 마지막 날인 2일에도 인천을 이륙한 아시아나항공은 63%(109명)의 탑승률을 보였으며 티웨이항공은 68%(128명), 제주항공은 65%(123명)의 탑승률을 나타냈다.
인천과 김해공항 간 노선 탑승률의 극명한 차이는 주당 운항 횟수에서 발생한다고 항공·관광업계는 분석했다. 인천의 경우 각 항공사가 주 2회에서 많게는 4회까지 사이판행 항공기를 운항 중인 반면 김해공항에선 주 1회만 운항할 수 있다.
사이판 상품의 경우 3박4일 또는 4박5일 일정이 인기를 끌지만 김해공항에서는 주 1편 운항 허가로 7박 8일 여행 상품만 구성할 수 있다. 승객들이 이용에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특히 국제선 운항 확대 허가는 방역대책본부와 국토교통부가 주관하는 탓에 항공사가 자율적으로 증편할 수도 없다.
주당 운항 횟수는 여행 상품 구성 비용에도 영향을 준다. 인천발 사이판 여행상품은 70만 원부터 200만 원까지로 다양하지만 부산발은 적어도 150만원 이상을 내야 한다. 최저 상품의 경우 인천과 부산 출발에 따라 80만원 이상의 비용 차이가 발생해 지역민의 부담이 큰 셈이다.
이 같은 이유로 지역민들은 본인 일정을 맞추기 위해 인천까지 이동한 후 여행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하고, 지역 항공·관광업계는 불황이 지속할 수 밖에 없다는 게 항공·관광업계의 목소리다.
항공·관광업계 관계자는 “공항별 전체 국제선 이용객 수만 비교하더라도 설 연휴 기간 인천공항 전체 국제선 이용객은 5만 48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배 정도 늘었으나 김해공항은 342명에 불과하다”며 “항공사, 여행사, 관광업계, 면세업계를 위해서라도 적어도 주 2편 운항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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