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3일 ‘김혜경 황제갑질 진상규명 대응센터’를 설치하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배우자 김혜경 씨의 ‘갑질 논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끌어올렸다. 국민의힘은 김 씨가 사실상 공금 횡령을 한 것과 다름 없다며 이 후보 책임론까지 꺼내들었다.
장예찬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산하 청년본부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상규명센터를 설치하고 또 다른 갑질 의혹을 밝혀내는 것 뿐 아니라 직장 내 갑질을 뿌리 뽑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청년 세대가 갑질·불공정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만큼 청년본부 차원에서 이를 이슈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장 본부장은 “김 씨의 대국민 공개 사과를 요구한다”며 “직장 내 갑질 방지 대책인 ‘김혜경 방지법’을 다음 주 중으로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선대본부장은 선대본 회의에서 “문진표 대리작성부터 대리처방, 음식배달, 속옷 정리, 아들 퇴원 수속 등 심부름까지 국민과 국가를 위해 봉사해야 할 공무원에게 몸종 부리듯 갑질을 했다”며 “범죄은폐와 축소조작에 민주당 선대위 전체가 개입하고 있다. 이 후보의 친형 강제입원에 관련된 전직 채권추심업자 백 모씨는 제보자에게 만나서 해결하자며 전화를 걸었다고 하는데 협박과 회유로 입을 막으려는 시도가 거의 조직 폭력배 수준”이라고 날을 세웠다.
국민의힘은 이번 논란을 ‘이 후보 책임론’으로 키울 모양새다. 권 본부장은 선대위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혜택은 김 씨가 받았지만 부인이면 공무원이 아니고 사인”이라며 “공무원 채용은 김 씨 명의로 하는 게 아니라 이재명 지사 혹은 시장 명의로 하는 것. 그래서 가장 큰 책임은 이 후보가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한 라디오 방송(BBS)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이 후보가) 시장 시절과 도지사 시절에 배우자의 업무를 전담하는 별도 직원을 채용한 것”이라며 “그 직원의 봉급을 지방자치단체가 예산 지원을 했다. 그것도 도지사 때는 2명이었는데, 당연히 공금 유용”이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 후보의 지지율이 대선을 한 달 여 앞두고도 접전세를 보이는 만큼 국민의힘은 김 씨 의혹에 대대적 여론전을 펼 전망이다. 실제로 국민의힘은 SBS가 관련 의혹을 처음 보도한 지난달 28일부터 이날 오전까지 무려 19차례의 논평·입장을 냈다.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 후보는 위선의 죄를 범했다”라며 “이 후보는 기득권을 미워하고 특권층에 영합하지 않는다는 이미지를 주된 정치적 자산으로 삼았다. 경기도 공무원을 사적으로 부렸다는 김 씨 논란은 이런 신화를 정면으로 위배한다”고 꼬집었다.
한편 이 후보는 김 씨 논란에 직접 사과했다. 이 후보는 입장문을 통해 “경기도 재직 당시 근무하던 직원의 일로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지사로서 직원의 부당행위는 없는지 꼼꼼히 살피지 못했고 저의 배우자도 문제가 될 수 있는 일들을 미리 감지하고 사전에 차단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문제가 드러날 경우 규정에 따라 책임지겠다”라며 “이번을 계기로 저와 가족, 주변까지 더 신중하게 생각하고 행동하겠다”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