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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집값 최고 폭등시키고 “하향 가속” 주문 외우는 정부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3일 부동산 시장에 대해 “최근의 공급 확대, 심리 진정, 금리 추이, 글로벌 동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시장 하향 안정세는 더 속도를 낼 것”이라고 자신했다. 집값 하락 추세가 가팔라질 것이라고 장담하면서 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셈이다. 1년 전 발표한 2·4 주택 공급 대책에 대해서는 “목표 물량인 83만 6000가구의 60% 수준인 50만 가구 입지를 후보지로 선정하는 등 집행 속도 측면에서 전례 없는 성과”라고 자화자찬했다. 하지만 50만 가구는 말 그대로 ‘후보지’일 뿐 주택 공급 실적으로 보기에는 무리라는 지적이다. 게다가 주춤한 집값도 대선을 앞둔 ‘눈치 보기 장세’라는 평가가 많다.

홍 부총리의 ‘유체이탈’식 화법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부동산 가격의 하향 안정세를 확고한 추세로 정착시키겠다”고 자랑했던 모습을 연상시킨다. 집값을 최고로 폭등시킨 주범이 주문 외우듯이 ‘하향 안정세’ 운운하는 것은 염치없는 일이다. 지난 4년 동안 서울 아파트 가격 평균 상승률이 93%에 달하고 지난해 3분기 한국 주택 가격 상승률도 56개국 중 가장 높았다는 조사 결과까지 나왔다.

더구나 아파트 값 양극화는 더 심해지고 있다. KB국민은행의 ‘1월 주택 시장 동향’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5분위 배율은 9.8로 조사됐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 4.7에서 두 배 이상 상승했다. 5분위 배율은 상위 20%의 평균 가격을 하위 20%의 평균 가격으로 나눈 값으로 숫자가 커질수록 양극화가 심해진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부동산 정책 실패에 진심으로 사죄하기는커녕 일부 집값 하락 사례만 부각하면서 혹세무민을 시도하고 있다. 무능과 아집으로 집값 폭등이라는 비극을 초래한 정부가 앞으로는 자산 버블 붕괴 가능성에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서민의 고통만 더 키우지 않을까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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