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던 스피스(29·미국)가 보기만 해도 아찔한 페블비치의 절벽 코앞에 서서 샷을 날렸다. 그런 투지를 앞세워 폭발적인 샷을 날린 끝에 3명의 공동 선두에 1타 차로 다가섰다.
6일(한국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페블비치의 페블비치 골프 링크스(파72)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AT&T 페블비치 프로암(총 상금 870만 달러) 3라운드. 스피스는 이날 이글 1개, 버디 8개, 보기 1개를 묶어 9언더파 63타를 쳤다.
스피스는 파5 6번 홀에서 200야드에서 날린 두 번째 샷을 홀 1m 거리에 붙이며 한꺼번에 2타를 줄였다. 하지만 하이라이트는 따로 있었다. 페어웨이에서 그린으로 두 번째 샷을 할 때 바다를 건너 쳐야 하는 8번 홀(파4)에서다. 스피스의 티샷은 우측으로 조금 밀리면서 하필이면 절벽 앞에 멈췄다. 한 발짝만 더 나가면 수직 낭떠러지였다. 당연히 페널티 구제를 받을 수 있는 구역이었다. 하지만 스피스는 그곳에서 7번 아이언으로 파 세이브를 했다.
스피스는 경기 후 “지면이 견고해 발을 딛는 건 괜찮았는데 내리막인 게 문제였다”며 “그런 지형에서 스윙을 하려면 원래는 왼발에 몸의 무게를 실어줘야 하는데 그 상황에서는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목숨을 걸 정도로 위험했다면 시도하지 않았을 것이다. 보는 것처럼 심각하지는 않았다”고 아무렇지 않았다는 듯 말했다. 실제로도 그랬을까. 스피스는 스윙을 하자마자 뒤로 얼른 몇 걸음이나 물러났다.
스피스는 “(캐디) 마이클이 싫어했다. 세 번이나 하지 말라고 설득했다. 나중에 똑같은 일이 또 일어난다면 아마도 내가 볼을 칠 수 없게 마이클이 볼을 집어 바다에 던질 것이다”며 “내일은 좀 더 짧은 클럽으로 티샷을 해야겠다”며 웃었다.
9타를 줄인 스피스는 전날보다 34계단 뛰어오른 공동 4위가 됐다. 공동 선두인 보 호슬러와 앤드루 퍼트넘, 톰 호기(이상 미국·15언더파)에 1타 뒤져 있어 최종일 충분히 역전이 가능하다. 통산 12승을 기록 중인 스피스는 2017년 이 대회 정상에 오른 적이 있다. 세계 랭킹 4위로 이번 대회 출전자 중 랭킹이 가장 높은 패트릭 캔들레이(미국)도 스피스와 함께 공동 4위에서 뒤집기를 노리고 있다.
한국 선수들은 부진했다. 몬테레이 페닌슐라 컨트리클럽(파72)에서 경기한 강성훈(35)과 노승열(31)이 6언더파 공동 41위다. 재미교포 김찬과 호주교포 이민우, 그리고 배상문(36)은 컷 탈락했다.
이번 대회는 3라운드까지 페블비치 골프 링크스, 스파이글래스 힐 코스, 몬테레이 페닌슐라 컨트리클럽을 돈 뒤 최종 4라운드는 페블비치 링크스에서 치른다. 컷 통과 여부도 3라운드 후 결정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