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이 휘청이고 있다. 페이스북의 모기업 ‘메타’ 주가는 3일 26.4% 폭락한 데 이어 다음 날에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페이스북 신화가 무너지는 것은 성장에 대한 회의론 때문이다. 지난해 4분기 일일 활성 이용자는 19억 2900만 명으로 전 분기보다 100만 명 줄었다. 확장 곡선이 꺾인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미국 당국의 반독점 규제 와중에 애플이 주요 애플리케이션에 고객 정보를 사용할 때 이용자 동의를 얻도록 사생활 보호 조치를 강화해 페이스북의 광고 사업에 타격을 입혔다.
하지만 근본 원인은 페이스북 자체의 혁신과 기술 진화의 부족에 있다. 최대 경쟁자가 된 틱톡이 짧은 분량의 ‘쇼트폼’으로 무섭게 크는 동안 페이스북은 젊은 층을 유인할 혁신 장치를 만드는 데 소홀했다. 페이스북이 새 먹거리로 삼은 메타버스 사업에서 지난해 한 해 100억 달러의 손실을 본 것보다 고객들로부터 ‘혁신의 아이콘’으로 인정받지 못한다는 점이 더욱 뼈아픈 대목이다.
페이스북의 추락은 ‘초격차 기술’이 없으면 1등 기업도 언제든 절멸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다. 50년 이상 ‘반도체 제국’을 일궈온 인텔은 지난해 첨단 공정 개발에 실패해 벼랑에 몰렸다가 최고경영자(CEO) 교체 등으로 생존 돌파구를 찾고 있다. 노키아·코닥의 몰락도 혁신 없는 기업의 종착지를 보여준다. 글로벌 공룡들의 비참한 최후는 우리에게 반면교사가 되기에 충분하다. 정부와 정치권은 신산업 지원을 위한 기업형벤처캐피털(CVC) 법안에 이어 ‘국가첨단전략산업특별법’까지 반쪽으로 만들었다. 대선 후보들은 기업의 기술 개발을 위한 규제 완화 등에는 관심이 없고 돈 풀기 선심 공약에 여념이 없다. 난데없는 ‘재벌 해체론’까지 등장했다. 이런 환경에서 삼성전자인들 생존을 장담할 수 있겠는가. “비즈니스 세계에서 몰락의 씨앗은 모든 것이 잘 되고 있을 때 뿌려진다”는 경고를 되새길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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