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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베이비 부머의 스승론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





필자는 마음속에 스승 세 분을 모시고 있다. 한 분은 직장 상사였는데 은퇴 후 지역사회에서 봉사 활동과 목공을 배우고 계신다. 두 번째 스승은 유명한 주당이셨는데 은퇴 후 새벽 운동과 등산으로 강골로 거듭나셨다. 자기 관리의 표본이다. 마지막 스승님은 느즈막히 과학에 몰입해 원소기호도 외우시고, 우주 탄생이나 뇌과학 등에서 권위자가 되셨다.

세 분 스승님은 공통점이 많다. 70대 중후반의 고령이지만 비슷한 나이의 동료들과 비교되는 것을 싫어하신다. 자신만의 인생 철학이 확고하고, 늘 후배들에게 베풀려고 하신다. 이런 삶의 철학을 50대 후반과 60대 초반에 가지기 시작했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나뿐 아니라 세 분을 아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존경심을 숨기지 않는다.

인류 역사는 선배 세대에게서 지식과 지혜를 배워가는 과정의 반복이었다. 수백만 년의 인류 역사를 단순화하면 지식의 릴레이 게임으로도 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스승은 누구에게나 있었고, 늘 정신적으로 의지하는 존재였다.

그런데 이 역사적인 릴레이 게임이 깨지고 있다. 갑자기 다가온 디지털 전환으로 모든 지식이 재편되면서 지식 계승에 단절이 나타나고 있다. 스승에게 배웠던 지식이 인터넷에 더 풍부하다. 지적 욕구를 충족하는 방법은 스승이 아니라 온라인에 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세대 간 갈등, 각자도생 사회가 탄생하고 있다.



많은 여론조사에서 사회의 핵심 과제로 국민 통합이 제기되고 있다. 전방위적인 갈등이 두더지 게임처럼 나타나면서 ‘만인 간의 투쟁 사회’가 됐기 때문인 듯하다. 도움을 요청할 스승이 없다는 고독감도 점점 커지고 있다.

700만 명 이상으로 추산되는 베이비부머들의 은퇴가 진행되면서 필자를 포함한 베이비부머는 이제 낀 세대가 됐다. 인터넷을 스승으로 두고 있는 세대와 과거 아날로그 부모 세대 사이에서 방향을 잃고 있다. 그러나 베이비부머는 과거 한국의 경제 기적을 만들었 듯이 다시 새로운 지식의 릴레이 경주에 참여해야 한다.

서두에 소개한 필자의 스승들은 시대에 맞게 스스로를 만들고 실천하고 있기 때문에 존경 받는 것이다. 베이비부머도 은퇴 후 무시당하고 있다고 한탄하기보다는 스스로 스승이 되기 위해 변신해야 한다. 지금 사회의 관심은 MZ세대에 가려져 있지만 결국 우리 사회의 중심인 베이비부머가 새로운 생각과 행동으로 변신할 때 한국 사회의 많은 문제가 저절로 해결될 것이다. 힘내라, 베이비부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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