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연치 않은 판정과 부상 악재로 한국 쇼트트랙 남자 대표팀의 1,000m 메달 꿈이 좌절됐다. 한국 선수단은 편파 판정이라며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한다는 방침이다.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대표팀 황대헌(강원도청)과 이준서(한국체대)가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남자 1,000ｍ 준결승에서 탈락했다.
황대헌은 7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ｍ 준결승 1조에서 조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심판진은 페널티를 부여했다. 3위로 출발한 황대헌은 결승선을 4바퀴 남기고 중국 런쯔웨이와 리원룽을 제치면서 선두 자리를 꿰찼다. 이후 줄곧 1위 자리를 유지하며 그대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하지만 심판진은 비디오 판독을 통해 황대헌이 1위 자리를 뺏는 과정에서 레인 변경을 늦게 했다는 판정을 내렸다. 대신 중국 런쯔웨이와 리원룽을 결승에 진출시켰다.
이준서도 준결승 2조에서 2위로 통과했지만 페널티를 받아 탈락했다. 심판은 이준서가 헝가리 사오린 산도르 류와 접촉 과정에서 레인 변경 반칙을 했다며 페널티를 줬다. 그 결과 중국 우다징이 2위로 올라가 결승에 진출했다. 결과적으로 한국 선수 2명이 판정으로 탈락하면서 중국 선수 2명이 결승전에 진출하게 된 것이다.
앞서 박장혁(스포츠토토)은 남자 1,000ｍ 준준결승 레이스 도중 충돌해 왼손을 다쳐 준결승을 기권했다. 박장혁은 이날 쇼트트랙 남자 1,000ｍ 준준결승 도중 이탈리아 피에트로 시겔과 충돌했다. 박장혁은 넘어지면서 뒤따르던 우다징(중국)과도 충돌했다.
그는 일어나서 레이스를 이어가려고 했지만, 왼손에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며 그대로 주저앉았다. 박장혁은 결국 들것에 실려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박장혁은 시겔의 ‘페널티 탈락’으로 어드밴스를 받아 준결승에 진출했지만 결국 기권했다.
한국 선수단은 베이징 동계올림픽 남자 쇼트트랙 1000m 경기에서 벌어진 편파 판정에 대해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할 예정이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도 항의 서한을 보냈다.
윤홍근 선수단장은 8일 오전 11시 베이징 올림픽 메인미디어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CAS 제소 이유를 설명할 예정이다. 윤 단장은 “이번 판정의 부당함을 공식화함으로써 다시는 국제 빙상계와 스포츠계에서 우리 선수들에게 억울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한체육회는 “그동안 피땀 흘려 노력해 온 대한민국 선수들과 국내에서 들끓는 편파 판정에 대한 국민들의 감정 등을 고려해 제소를 결정했다”며 “이런 심판의 판정이 국제 스포츠계의 지지를 받을 수 없다는 점과 불공정하고 투명하지 못한 국제연맹과 국제 심판들과의 관계도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한국 선수들에 대한 판정 논란이 수차례 반복됐다”며 “이번 결정으로 한국 선수들이 불이익 받는 일이 더는 되풀이 되지 않은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상한 판정은 결승에도 이어졌다. 헝가리의 류 사오린(27)이 중국의 런쯔웨이와 몸 싸움 끝에 가장 먼저 결승선을 들어왔지만 심판은 비디오 판독 후 사오린에게 옐로 카드를 주며 탈락시켰다. 사오린을 손으로 잡은 런쯔웨이는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헝가리도 CAS에 제소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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