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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낡은 교육교부금 대수술해 고급 인재 육성에 투자하라


우리나라 대학들이 학생 수 급감과 등록금 동결 등에 따른 재정난으로 고사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2020년 기준 국내 4년제 사립대 148개교 중 운영수지 적자를 낸 곳은 107곳에 달했다. 총적자 규모만 4160억 원에 이른다. 반면 초중등 교육을 담당하는 일선 교육청은 넘쳐 나는 돈을 주체하지 못해 태블릿PC를 공짜로 나눠주는 등 모럴해저드에 빠져 있다. 초중등 교육 지원을 위한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손질해 대학 등 고등교육 투자로 돌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이유다.

현행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제도는 내국세의 20.79%를 지방에 자동 배정하는 방식으로 운영돼 급속한 학령인구 감소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학생 1인당 평균 교육교부금은 2012년 540만 원에서 2020년 1000만 원에 이어 2060년에는 5440만 원으로 늘어난다. 전체 교육교부금이 2020년 54조 4000억 원에서 2060년 164조 5000억 원으로 급증하는 데 반해 학령인구는 같은 기간 546만 명에서 302만 명으로 감소하기 때문이다. 반면 대학생 1인당 공교육비는 2021년 1만 1290달러로 초등생(1만 2535달러), 중등생(1만 4978달러)의 공교육비보다도 적다. KDI가 교육교부금 제도 재편을 촉구하는 것은 이런 배경에서다. 하지만 교육부는 과밀학급 개선 등을 내세우며 교부금 수술에 제동을 걸어 ‘밥그릇 챙기기’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은 급변하는 교육 환경과 재정 효율성을 고려해 낡은 교육교부금 제도를 하루빨리 대수술해야 한다. 초중고 교육 지원으로 제한된 규정을 고쳐 고급 인재 육성에 적극 투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부실 대학의 구조조정을 전제로 대학과 연구기관 등에 예산을 대거 투입해 연구개발(R&D) 활동을 지원함으로써 초격차 기술 확보를 통한 성장 동력 키우기에 적극 나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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