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넷플릭스’로 불렸던 러스왕(LeTV)의 상장폐지 여파가 기업공개(IPO)를 노리는 90개 이상 중국 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 러스왕의 불법 자금 조달에 관여한 기관들이 IPO에 연관됐다는 이유로 줄줄이 상장 절차가 중단됐기 때문이다.
9일 중국 매체 펑파이 등에 따르면 중더증권, 진두로펌, 신용중허회계사무소 등 3개 기관과 연관돼 IPO가 중단된 기업은 94개로 집계됐다.
펑파이는 이들 3개 개관이 러스왕과 관련됐다는 점에 주목했다. 동영상 서비스 기업인 러스왕은 자금난에 시달리다가 지난 2020년 상장폐지됐다. 최근 중더중권의 모회사인 산시증권은 앞서 2016년 러스왕이 비공개 주식을 발행하는 과정에 중더증권의 위법행위가 있어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당시 중더증권은 주식발행, 진두로펌은 법률 지원, 신용중허는 감사 업무를 맡았다.
이들 3개 업체를 통해 상장 절차를 밟고 있는 기업들은 3사가 법규를 위반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지거나 3개월 이내에 당국의 심사를 통과해야 IPO 절차가 재개될 수 있다.
연초부터 IPO가 중단된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달 28일 증권시보는 러스왕 관련 리스크의 해법으로 비야디반도체를 예로 들었다. 비야디반도체도 비슷한 이유로 상장절차가 중단됐다가 최근 상장 심사가 재개됐다.
중국의 자본시장 활성화 의지도 IPO 열기를 꺾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해 중국 본토 IPO 시장에서 518개 기업이 상장해 총 5400억 위안(약 101조원) 상당의 자금을 조달했다. 이는 10년 만의 최고치였고 올해도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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