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사무총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아내인 김혜경씨의 과잉의전 논란과 법인카드 유용 등 의혹에 대해 “(도)지사 부인이 직접 장보러 가는 것 봤느냐. 그럼 아마 기사가 나올 것”이라고 두둔했다.
유 전 사무총장은 10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조금은 억울한 대목이 있다고 본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도지사 부인이 직접 장을 보는 것이 ‘뉴스’로 다뤄질만큼 드문 일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공관(公館)이라는 곳에서는 집사로 공무원들이 전부 일을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진행자가 “제가 (도)지사 부인님들을 잘 몰라서 그런데, 지사 부인님들은 장보러 안 가시냐”고 재차 묻자, 그는 “대부분이 그렇다고 봐야한다”고 답했다. 이에 진행자는 “공관에서 그 일을 하도록 고용되신 분들은 문제가 없는데 총무부에서 와서 하는 경우도 있느냐”고 물었다. 공관 관리 담당자가 아닌 경기도청 총무부 소속 공무원들이 김씨의 사적 심부름에 동원된 것은 문제가 있지 않느냐는 취지다. 그러자 유 전 사무총장은 “이제 잘못된 관행으로 개선을 해야한다”고 했다.
김씨가 법인카드로 자택에서 먹을 소고기와 초밥 등을 결제한 것에 대해서도 윤 전 사무총장은 ‘일반적인 관행’을 언급하며 "업무추진카드를 쓰는 데 있어서 공사의 구분이 애매한 대목이 많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과거)국정감사 때 어디 공기업 사장은 애인 비슷한 여자가 빵집에서 (법인)카드 썼다는 게 나왔는데도 뒤탈없이 넘어 갔다”고도 했다.
이에 진행자가 “다 잘못된 거다. 관행이라고 해서 맞는 게 아니다”라고 반박하자, 유 전 사무총장은 “그래서 이럴 때 경각심을 갖고 공직자들이 제도정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본인들의 맨 처음 감정은 ‘억울하다’였겠지만 여론이 악화됐고, 관행이었다 하더라도 이것은 사과 안 하고는 안 되겠다 판단을 한 것 같다”며 “(김씨의 사과가) 조금 더 빨랐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김씨는 전날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제 부족함으로 생긴 일에 대해 다시 한 번 죄송하다”며 고개 숙여 사과했다. 김씨는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배모 사무관은 오랫동안 인연을 맺은 사람이다. 오랜 인연이다 보니 때로는 여러 도움을 받았다”며 “공직자 배우자로서 모든 점에 더 조심해야 하고 공과 사의 구분을 분명히 해야 했는데, 제가 많이 부족했다"고 전했다. 다만 언론과 야당에서 제기한 주요 의혹의 진위를 묻는 질문에는 답변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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