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10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향해 “어차피 양당 후보 가운데 한 명이 당선될 텐데 누가 되더라도 나라의 앞날이 암울하다”며 쓴소리를 쏟아냈다. 또 차기 대통령에게는 오미크론과 경제위기 등 대전환기 극복을 위해 “반드시 통합정부를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서울 마포구 다리소극장에서 열린 자신의 책 ‘왜 대통령은 실패하는가’ 출판기념회에서 “지금 후보들은 다 ‘나는 역대 대통령과 다를 것’이라고 자신하지만 모두 똑같은 최후를 맞이할 것이라고 미리 얘기한다”고 밝혔다.
그는 ‘제왕적 대통령제’ 등 권력 구조를 지적하며 “탄핵당한 대통령이 또 한 번 나와야 탐욕스러운 정치 구조를 바꿀 것인지, 참으로 답답하고 암담한 현실”이라며 “역대 우리나라 대통령은 하나같이 탐욕 때문에 쓰러졌다. 후보일 때는 하나같이 ‘대통령에 집중된 권력을 나누겠다, 총리와 장관의 헌법적 권한을 보장하겠다, 측근의 전횡과 부패를 잡겠다’고 했지만 하나같이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돌아가는 형국을 보면 누가 대통령이 되든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누구는 가족과 이념 집단이, 누군가는 일부 측근이 문고리 행세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의 여소야대 상황도 꼬집었다. 이 후보를 겨냥해서는 “한쪽 후보가 당선되면 문재인 정부보다 더욱 폭주할 것이 명백하다. 나라를 더욱 둘로 갈라놓고 야당은 존재 의미조차 사라져버릴 것”이라고 했다. 이어 “다른 한쪽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그렇다”며 “우리 역사상 존재한 적이 없는 극단의 여소야대 상황이 펼쳐질 것이다. 임기 5년, 특히 초반 2년 정도를 식물 대통령으로 지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권력 구조 개편에 확고한 실천 의지를 보여주는 후보를 국민이 지지할 것이라 믿는다”며 “누가 당선증을 받게 될지 모르겠지만 탐욕 없고 정직한 사람이 선출되기를 기대한다.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저도 제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차기 대통령을 향해 “개인적 바람은 반드시 통합정부를 만들어야 된다는 것이다. 소위 대전환을 맞이하려면 여야가 극한 대립을 해서는 절대 안 된다”며 “우리가 당면한 오미크론 사태에서부터 사회적 문제들을 처리하기 위해 통합을 이끌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추후 ‘역할’에 대한 질문에 “좋은 대통령을 뽑을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향후 선거 활동 참여에 대한 여지를 남겼다. 또 단일화에 대해서는 “단일화는 후보들끼리 정부 구성, 제반 정책 수행 등 일정 부분에 합의해야 정상적으로 이뤄지는 것”이라며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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