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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m 끝내기 버디’ 셰플러, ‘골프 해방구’서 연장 끝 첫 우승

WM 피닉스 오픈 최종 4R

16언더로 캔틀레이와 동타 뒤 정상

강성훈과 김시우는 공동 26위

16번 홀선 이틀 연속 홀인원 ‘환호’

스코티 셰플러가 3차 연장전에서 버디 퍼트를 성공한 뒤 기뻐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스코티 셰플러(26·미국)는 세계 랭킹 15위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2019~2020시즌 신인왕을 차지했고, 지난해 4대 메이저 대회에서는 3차례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이 정도면 그동안 우승 트로피를 몇 개는 수집했을 법한데 이상하게 정상에 한 번도 오른 적이 없었다. 두 차례의 준우승이 최고 성적이었다. 그런 셰플러가 마침내 71번째 도전 끝에 첫 우승을 달성했다. ‘골프 해방구’로 통하는 웨이스트 매니지먼트 피닉스 오픈(총 상금 820만 달러)에서다.

셰플러는 14일(한국 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인근 스코츠데일의 스코츠데일 TPC(파71)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8개, 보기 4개를 묶어 4언더파 67타를 쳤다. 최종 합계 16언더파 268타로 패트릭 캔틀레이(미국)와 동타를 이룬 셰플러는 3차 연장전 끝에 우승컵을 차지했다. 우승 상금은 147만6000달러(약 17억7000만원)다.

이날 선두에 2타 차 공동 3위로 출발한 셰플러는 12번 홀까지 버디와 보기를 4개씩 주고받으며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하지만 13~15번 홀 3연속 버디를 발판으로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다. 17번 홀(파4)에서도 1타를 더 줄여 먼저 경기를 끝낸 캔틀레이와 공동 선두가 됐다.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 2.5m 버디 퍼트를 넣었으면 우승할 수 있었지만 놓쳤다.

승부가 연장전으로 들어가자 셰플러가 이번에도 우승 문턱에서 미끄러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왔다. 캔틀레이가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섰기 때문이다. 캔틀레이는 PGA 통산 6승에 세계 랭킹은 4위, 그리고 지난 시즌 페덱스컵 우승자다.



18번 홀에서 열린 1·2차 연장에서 셰플러와 캔틀레이는 파로 비겼다. 3차 연장에서 셰플러는 티샷을 벙커에 빠뜨린 데 비해 캔틀레이는 페어웨이 한 가운데를 갈랐다. 두 번째 샷도 캔틀레이가 핀 약 3m 거리에 붙였고, 셰플러는 약 7m 거리여서 캔틀레이가 유리했다.

하지만 셰플러의 퍼터를 떠난 공은 홀 앞에서 멈출 듯하더니 쏙 들어갔다. 관중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뒤이어 캔틀레이가 버디 퍼트를 놓치면서 승부는 끝났다. 셰플러는 아내와 긴 포옹을 나눴고, 눈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다.

캔틀레이는 이번 시즌 4차례 대회에서 모두 톱10에 든 걸로 만족해야 했다. 사흘 동안 선두권을 달렸던 ‘루키’ 사히스 티갈라(미국)는 17번 홀(파4) 티샷 실수로 우승의 꿈을 날렸다. 공동 선두를 달리다 티샷을 물에 빠뜨리며 보기를 범해 공동 3위(15언더파)로 밀렸다. 지난해 챔피언 브룩스 켑카와 잰더 쇼펄레(이상 미국)도 공동 3위에 올랐다. 강성훈(35)과 김시우(27)는 공동 26위(8언더파)에 올랐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던 이경훈(31)은 공동 38위(5언더파)로 대회를 마쳤다.

로마시대 검투장을 연상시켜 콜로세움으로 불리는 파3 16번 홀에서는 이날도 홀인원이 나왔다. 카를로스 오르티스(멕시코)가 179야드에서 9번 아이언으로 친 티샷이 홀에 그대로 들어가자 관중들은 코스에 맥주캔을 던지며 함성을 지르는 등 광란의 분위기에 휩싸였다. 전날에는 샘 라이더(미국)가 홀인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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