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더 좋은 정권 교체를 위한 후보 단일화는 누가 되는 것 이전에 '무엇을 위한 단일화인가'가 중요하다"면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게 여론조사에 따른 국민 경선 방식의 단일화 방식을 공식 제안한 것과 관련,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후보 단일화'할 시기는 지나갔다"고 일축했다.
13일 홍 의원은 대선후보 경선 탈락 후 청년들과의 소통을 위해 개설한 팬페이지 '청년의꿈' 청문홍답(청년의 고민에 홍준표가 답하다) 코너에서 '안철수 후보가 윤석열 후보에게 여론조사 국민경선 방식으로 단일화를 제안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지지자의 질문을 받고 "늦었습니다"라고 답했다.
이같은 홍 의원의 발언은 윤 후보의 입장에서 힘을 실어준 것으로 읽힌다. 안 후보 지지율이 15% 전후일 때는 가능성이 있었지만, 현재 한자리 수로 떨어진 상황에서는 단일화가 실현되기 어렵다는 취지다.
한편 홍 의원은 '당랑의 꿈은 아직도 유효한가, 27대선 기다려도 되나'라는 또 다른 지지자의 질문에는 "꿈이 사라지면 인생도 사라진다"면서 대권 도전을 계속할 뜻을 분명히 했다.
'당랑의 꿈'은 홍 의원이 지난 2018년 출간한 책 제목이다. '당랑거철'(螳螂拒轍·사마귀가 수레를 막아선다)에서 유래된 말로 잘못된 역사의 흐름을 온 몸으로 막아 서겠다는 뜻이다.
앞서 안 후보는 이날 윤 후보를 향해 "구체제의 종식과 국민 통합의 길을 가기 위한 단일화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안 후보는 "야권 후보 단일화는 미래로 가기 위한 연대이고 연합이어야 한다"면서 "정권 교체, 정치 교체, 시대 교체의 비전을 모두 담아내야만 하고 그 결과는 압도적 승리로 귀결돼야 한다"고도 했다.
안 후보는 또한 "압도적 승리는 국민적 명분과 합리적 단일화 과정을 통해 이 길이 미래로 가는 길이라는 것을 국민 앞에 보여드릴 때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정권·정치·시대' 교체를 위한 '미래로가기위한연합'을 제시하며 "이제 선택은 윤 후보와 국민의힘의 손에 달렸다"고 했다.
이같은 안 후보의 제안에 대해 국민의힘은 "안 후보가 밝힌 야권 통합 원칙은 정권 교체를 열망하는 국민적 요구를 수용한 것으로 긍정 평가한다"며 일단 환영했다. 하지만 "안 후보가 '국민 경선'으로 지칭해 제안한 방식은 정권 교체를 원하는 국민적 요구에 오히려 역행할 위험을 안고 있다"면서 우회적으로 거부의 뜻을 밝혔다.
그럼에도 정치권에서는 국민의당과 국민의힘이 이날을 기점으로 공개된 야권 단일화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단일화의 핵심인 윤 후보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정권 교체를 위한 대의 차원에서 이런 제안을 하신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히면서다.
나아가 'DJP(김대중·김종필) 담판'을 주장한 윤 후보는 안 후보의 제안에 대해 "고민해보겠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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