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검찰총장 재직 시절 당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시했던 신천지 압수수색을 '완전히 쇼'라고 언급한 것과 관련, "국정에 대한 이해는 눈곱만큼도 없는 망발"이라고 날을 세웠던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지지자들이 만든 유튜브 영상에 출연해 연기를 펼쳤다.
'웹 드라마' 형식을 빌린 해당 영상에서 추 전 장관은 윤 후보의 '신천지 압수수색 거부' 의혹을 거듭 주장했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명예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추 전 장관은 14일 유튜브 채널 '재명이네 슈퍼'에 올라온 '재명이넷플릭스 미니 드라마'에 출연했다.
1분 남짓의 짧은 이 영상은 추 전 장관이 누군가로부터 전화를 받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추 전 장관은 통화 상대방에게 "아니 왜 압수수색이 안된다는 거예요. 지금 국민 생명보다 더 중요한 게 뭐가 있겠습니까"라고 말한 뒤 상대가 전화를 끊었다는 듯이 "여보세요, 여보세요"라고 말한다.
이어 추 전 장관은 '검찰총장실'이라고 적힌 방문을 열고 들어가 "왜 전화를 끊고, 당신 왜 압수수색…"이라고 외쳤다. 이내 추 전 장관은 못 볼 것을 봤다는 듯 놀라면서 두 눈을 손으로 가렸다.
이어진 장면에는 윤 후보와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의 사진이 등장하며 그룹 FT아일랜드의 '사랑앓이'가 흘러나왔다. '너무나 많이 사랑한 죄 / 널 너무나 많이 사랑한 죄'라는 부분의 음악에 '만희 사랑한 죄, 다음 회에'라는 자막이 나오면서 영상은 마무리된다.
추 전 장관이 나온 이 영상은 윤 후보가 검찰총장 재직 중이던 지난 2020년 당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터진 신천지의 압수수색을 석연치 않은 이유로 막았다는 추 전 장관의 의혹 제기 일환으로 읽힌다.
이 후보는 지난 11일 열린 2차 대선 TV토론에서 해당 논란을 윤 후보 공격 소재로 내세웠다.
당시 이 후보는 '무속인의 조언을 듣고 신천지를 압수수색하라는 추 전 장관 지시를 거부했다'는 의혹을 언급했고, 이에 윤 후보는 "근거 없는 네거티브"라고 일축하면서 "당시 복지부에서 30만 신도가 반발할 경우 관리가 안 되니까 강제 수사를 조금만 미뤄달라고 했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는 "바로 중대본과 함께 대검의 디지털수사관들을 투입해서 압수수색보다 더 광범위하게 신천지 과천본부의 서버를 다 들거 와서 중대본에 넘겼다"면서 "여기에 디지털수사관들을 한 달간 붙여서 전부 포렌식해서 다 넘겼다"고 주장했다.
윤 후보는 또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압수수색 지시는 완전히 쇼다. 압수수색 지시를 언론에 공개하면서 했다"며 추 전 장관의 압수수색 지시의 진정성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이같은 윤 후보의 주장을 두고 추 전 장관은 전날 전파를 탄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새아침'에 나와 "(신천지 서버를 포렌식 했다는 윤 후보의 주장은) 100% 거짓말"이라고 재차 반박했다.
추 전 장관은 "포렌식 자료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경기지사 시절 했던 것"이라며 "(당시 대검찰청은) '압수수색 자료가 아닌데 어떻게 대검에서 하겠느냐'며 거부했고, 제가 대검찰청을 우회해서 세종시로 대검의 요원을 파견 보내 포렌식을 해낸 것"이라고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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