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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도, 캐나다 백신시위 격화에 긴급조치 발동

"경제 해치고 공공안전 위협"

50여년 만에 첫 발동 선언

7일이내 의회 승인 받아야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AFP연합뉴스




캐나다에서 코로나19 방역 조치 반대 시위가 계속되자 결국 쥐스탱 트뤼도 총리가 50여 년 만에 처음으로 긴급조치를 발동했다.

14일(현지 시간) CNN과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트뤼도 총리는 “봉쇄가 경제를 해치고 공공 안전을 위협하고 있어 불법적이고 위험한 활동이 계속되도록 허용할 수 없다”며 긴급조치 발동을 선언했다.

지난 1988년 통과된 긴급조치법은 연방정부가 국가 비상 상황에서 치안을 지키기 위해 각 주의 관할을 넘어서는 특별 임시 조치를 취하는 것을 허용하는 법이다. 이 법이 이전에 발동된 것은 트뤼도 총리의 아버지인 피에르 트뤼도가 총리였던 1970년으로 당시 퀘벡 분리주의 무장단체가 영국 외교관 등을 납치하는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피에르 트뤼도 당시 총리는 긴급조치법의 전신인 전쟁조치법을 발동해 퀘벡에 군대를 보냈다.

이번 긴급조치법 발동으로 캐나다 연방정부는 시민들의 이동·집회에 대한 권리를 일시적으로 정지하는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경찰이 시위에 사용된 트럭 등 차량을 압류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조치로 정부가 시위대의 은행 계좌 동결 등 다양한 조치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정부가 이 같은 조처를 취하려면 7일 안에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트뤼도 총리가 이끄는 자유당은 현재 전체 의석의 과반을 확보하지 못한 만큼 야당의 지지가 필요한 상황이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야당인 신민주당(NDP)의 자그미트 싱 대표가 “시위를 끝낼 수만 있다면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트뤼도 총리가 긴급조치법이라는 강수를 둔 것은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조치에 반발하는 시위가 2주 넘게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정부가 미 국경을 넘나드는 트럭 운전사 등에게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자 이에 반발한 운전사 등은 지난달 29일 오타와에서 항의 집회를 벌였다. 이후 정부의 방역 조치에 반대하는 이들까지 가세하면서 시위는 전국적으로 퍼져나갔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가 미국과 캐나다를 잇는 주요 도로를 점거해 일부 자동차 공장의 생산이 중단되는 등 경제적 문제까지 발생했다.

사태가 장기화되자 소셜미디어에서는 경찰 등 공권력의 무능을 지적하며 연방정부의 긴급조치법 발동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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