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 연극인들이 주축이 되어 꾸미는 ‘늘푸른 연극제’가 17~27일 서울 대학로 JTN아트홀과 씨어터쿰, 충무아트센터에서 관객들과 함께 한다.
‘그래도 봄’이라는 부제로 열리는 올해 축제의 포문은 스위스 극작가 프리드리히 뒤렌마트의 동명 희곡을 원작으로 하는 극단 춘추의 ‘물리학자들’(17~20일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이 연다. 냉전 시대 천재 물리학자와 그에게 정보를 캐내기 위해 잠입한 두 명의 물리학자의 신경전을 바탕으로 과학이 발달한 세상에서 사회적 책임의 중요성을 들여다본다. 배우 정욱이 천재 물리학자 요한 빌헬름으로 변신해 카리스마 넘치는 캐릭터를 선보인다.
‘몽땅 털어놉시다’(18~20일 JTN아트홀)는 50여 년 역사의 극단 시민극장이 지난해 별세한 고 장남수 연출을 기리기 위해 마련한 추모 공연이다. 고인의 오랜 친구이자 배우·연출가인 주호성이 연출을, 장 연출의 아들 장경민이 제작감독을 맡았다.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한 여행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을 통해 드러나는 다양한 인간 군상을 다룬 작품이다. 윤문식, 양재성, 안병경, 정종준, 최일훈 등이 무대에 오른다. ‘건널목 삽화’(23~27일 씨어터 쿰)에는 한국 마임의 선구자인 유진규와 기주봉이 출연한다. 기차 건널목에서 두 사내가 털어놓는 그늘진 과거 이야기를 중심으로 부조리한 현대사의 모순을 그려냈다. 배우 손숙이 출연하는 ‘메리 크리스마스, 엄마!’(24~27일 JTN아트홀)는 요양원의 한 방을 배경으로 크리스마스 연휴를 앞두고 기대에 부푼 어머니와 다른 목적을 지닌 채 방문한 아들의 만남을 통해 인간의 연민과 무관심, 자비와 잔인함, 이기심과 사랑의 본질적 가치에 대해 질문한다.
한편 최근 원로 배우들의 무대 활약이 주목받는 데 대해 배우 정욱은 앞서 진행된 연극제 기자간담회에서 “원로들이 연극을 하는 데 특별한 이유는 없다. 자기관리가 돼 있고 무대를 사랑해서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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