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간 서울지하철을 이용한 보이스피싱 사기 사건이 연간 10건 이상 꾸준히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지하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는 특히 지하철역 물품 보관함을 활용한 범죄를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15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지하철 내 범죄를 수사하는 서울지하철경찰대가 파악한 보이스피싱 사건은 최근 3년 간 36건으로 집계됐다. 2019년 14건, 2020년 10건, 2021년 12건이었다.
대표적인 사례는 지하철역 물품보관함을 이용한 금전 거래였다. 피해자를 위협하거나 구슬려 돈을 물품보관함에 넣도록 유도한 뒤 범인이 이를 추후에 가져가는 방식이다. 무인으로 이용할 수 있고 비밀번호만 알면 물품을 가져갈 수 있는 특성을 악용해 피해자를 위협하거나 속여 돈을 사물함에 넣도록 하기 때문에 범인을 추적하는 게 쉽지 않다.
지난달 19일 5호선 영등포구청역에서는 한 승객이 딸이 납치됐다는 전화를 받고 안내소 직원에게 도움을 요청하자 직원이 자신의 휴대전화로 직접 승객의 딸에게 전화를 걸어 사기임을 밝혀낸 사례가 있었다. 공사는 보이스피싱을 포함한 지하철 내 범죄 근절을 위해 보안관 순찰시간 확대, 범죄 다발 구간 보안관 집중 배치와 더불어 경찰과 협력해 불법촬영 예방을 위한 안심거울 설치 등을 추진하고 있다.
공사는 피해자가 상황이 아무리 혼란스럽더라도 역 직원 등 지하철 관계자나 경찰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전에 불안한 기색을 감지하고 먼저 도움을 제공하는 경우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상황 파악이 되어야 어떻게 도울지 공사 직원이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교통공사의 한 관계자는 "물품 보관함은 금전 거래 목적으로 이용되지 않으니 여기에 돈을 넣으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무조건 범죄로 의심할 필요가 있다"며 "역 직원 등 지하철 관계자나 경찰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