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초반 편파판정으로 힘들었어요. (BTS) RM의 위로를 받고 보답을 해야 겠다고 생각했어요."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의 '맏형'인 곽윤기 선수가 16일 계주 5000m 경기에서 은메달을 딴 후 진행된 간이 시상식에서 깜짝 세러머니를 선보였다. 한국 대표팀 중 가장 먼저 은메달 시상대에 오른 곽윤기는 방탄소년단(BTS)의 넘버원 히트곡인 '다이너마이트' 후렴구 춤을 췄다. 그가 깜짝 댄스를 선보인 이유가 바로 힘들 때 위로를 받았던 BTS RM에게 보답을 해야 겠다는 것이었다. 나머지 선수들은 곽윤기의 춤을 뒤에서 지켜보며 환하게 웃었다.
이 춤은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의 이유빈이 가르쳐준 것이다. 이유빈 역시 BTS의 팬클럽인 '아미'로 유명하다. 곽윤기는 이전 이유빈으로부터 다이너마이트 안무를 배우는 모습을 동영상 플랫폼을 통해 공개하기도 했다.
곽 선수의 '라스트 댄스'에 대해 RM도 곧바로 반응을 했다. RM은 이날 인스타그램을 통해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에 응원 메시지를 전했고 곽 선수가 BTS 춤을 추는 영상을 올리며 "윤기님, 다이너마이트 잘 봤습니다"라고 적었다. 특히 본명이 민윤기인 BTS 멤버 슈가의 사진을 올리며 "우리 윤기형도 잘 부탁드립니다"라고 쓰기도 했다.
시상식이 끝난 뒤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기자들과 만나 "은메달이 아쉬운 건 사실이다. 더 잘하고 싶었다"라며 "금메달만 보고 여기까지 준비했는데 도달하지 못해 아쉽다"고 아쉬움을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오늘이 은퇴를 앞둔 마지막 경기라고 마음먹었다"라며 "아쉬운 결과 때문에 한 번 더 올림픽에 도전해야 하나 고민하는 밤이 될 거 같다"고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이어 "끝까지 쇼트트랙을 지켜봐 주신 팬들께 감사하다"라며 "너무 훌륭한 후배들과 한 시즌 보내서 너무도 행복하고 기쁜 올림픽이었다"고 돌아봤다.
함께 한 후배들에게 고마움도 전했다. 곽 선수는 "나만 믿고 따라오라고 큰소리를 쳤는데 창피하기도 하다. 입만 산 선배가 아닌가 생각도 들었다"라고 털어놨다. "그래도 후회는 없다. 대회를 시작하면 서로 경쟁하게 되는 데 이번에는 서로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컸던 것 같다. 이런 후배들을 만난 것도 내 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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