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영어 분야에서 새로운 강사 모델을 제시하고 싶어요.”
연봉이 수백억에 달하는 소위 일타강사(1등 스타강사)들이 즐비한 인강(인터넷 강의) 업계에서 자신만의 강의 노하우와 수업 방식으로 수능 영어 분야에서 조금씩 얼굴을 알리고 있는 강사가 있다. 주인공은 입시 전문업체 이투스 교육의 권조이(사진) 강사. 초등학교 때부터 영어와 사랑에 빠져 외국어고와 이화여대 영어영문과를 졸업한 그는 오프라인 학원에서 수능·대학 편입 영어 강사를 하다가 2020년 이투스에 합류해 올해부터 수능 영어 강의를 맡고 있다.
그는 대학생 때 걸그룹 멤버로 데뷔할 뻔 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하지만 부모님의 반대로 무대에 서는 것을 포기했다. 대학 졸업 후 대기업에서 몇 년 간 근무하기도 했지만 영어강사가 천직이라고 생각하고 경력을 쌓았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이투스 미디어센터에서 만난 권조이 강사는 “어렸을 때 부터 끼가 많았는데 이를 발산할 수 있는 창구가 온라인 이라고 생각했다”며 “오프라인 강사를 하면서도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영단어 5배 빨리 외우는 법’ 등의 채널을 운영했는데 반응이 좋아 이를 계기로 이투스에 합류하게 됐다”고 말했다.
권 강사의 강의의 특징은 효율성과 간결함이다. 수능 영어가 절대평가 방식인 만큼 수험생들이 최대한 부담을 덜 수 있도록 강의 볼륨을 줄이고 딱 시험에 출제되는 내용만 군더더기 없이 간추려 강의한다. 보통 수능 영어 인강 독해 강좌가 20~30회 수준인데 권 강사는 14회에 끝난다.
무엇보다 수능 영어도 출제 패턴이 있기 때문에 수학처럼 공식화 해서 풀수 있다는 게 그의 강의 지론이다. 그는 “모든 영어 문항을 수학처럼 빨리 풀 수 있는 공식을 만들었다”며 “이를 바탕으로 선택지에서 정답을 최대한 빠르게 고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가 수능 영어 전 고등 영어 강의를 하면서 만든 독해 공식인 ‘심플(SIMPLE)’도 이목을 끈다. 심플 공식은 Similar, Important, Modified, Powerful, Latest, Expected 여섯 가지 단어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든 것이다. 이 공식만 암기하면 어렸을 때 책을 많이 읽지 않아 언어적 감각이나 논리적 사고가 부족한 학생들도 쉽게 영어 1등급을 받을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권 강사는 학생들이 영단어를 쉽게 외울 수 있도록 노하우도 알려준다. 어원 혹은 일상 경험등을 활용해 쉽게 단어를 외울 수 있도록 한다. 예를 들어 ‘dormant(휴면기의)’는 “뒷줄에 앉은 학교 친구가 ‘돌면’ 졸고 있다” 라는 상황을 떠올려서 외우게 한다.
학생들과의 소통에도 적극적이다. 이투스교육이 지난해 12월 오픈한 메타버스 플랫폼 ‘엘리펀’에서 학생들과 강사들은 자신의 아바타를 만들어 메타버스 교실에서 학습할 수 있다. 아바타로 소통하면서 학습하니 학생들도 더 적극적이고 권 강사도 더 활발히 피드백을 보내고 있다. 자신이 별도로 운영하고 있는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 채널의 댓글에도 되도록 답을 해준다.
그는 자신만의 강의 철학과 학생들과의 적극적 소통을 바탕으로 수능 영어 업계의 새로운 강사 모델을 제시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그는 “예전에는 카리스마가 있는 강사가 유명했지만 지금은 MZ세대들의 성향에 맞게 친근하게 다가가는게 필요하다고 본다”며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하면서 수능 문제를 잘 풀 수 있는 공식만 딱 집약적으로 알려주는 강사로 알려지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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