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대표 공약인 ‘기본소득’에 반대하는 국민이 절반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피해 지원 등 나랏빚이 불어나는 상황에서 재정 부담을 우려하는 유권자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일 서울경제가 칸타코리아에 의뢰해 지난 18~1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기본소득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38.6%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반대한다’는 응답은 52.3%로 절반 이상이었다. ‘모름 및 무응답’은 9.0%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50대의 찬성 비율이 44.9%로 가장 높았다. 40대(44.6%), 30대(42.6%) 순으로 뒤를 이었다. 반면 60세 이상(28.6%)과 18~29세(38.9%)의 찬성률은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광주·전라(56.6%), 강원·제주(47.0%), 인천·경기(41.1%) 등에서 찬성 비율이 높았다.
이 후보의 지지층에서는 77.6%가 기본소득 지급에 찬성하며 결집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반면 14.2%는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지지층에서는 81.4%가 기본소득에 ‘반대한다’고 했고 ‘찬성한다’는 비율은 11.4%에 불과했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에 따르면 이 후보는 코로나19 피해 보상, 경제성장 등과 함께 기본소득을 핵심 공약으로 꼽았다. 이 후보는 집권 후 연 25만 원의 전 국민 기본소득을 지급하기 시작해 임기 내 연 100만 원씩을 지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대통령 직속의 기본소득위원회를 설치하고 공론화를 거쳐 국민 의사를 수렴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당장 내년부터는 청년(만 19~29세)에게 연 100만 원씩을, 이외에도 문화 예술인, 농어촌 기본소득, 아동·청소년·장년 수당 지급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 후보는 지난 17일 서울 마포구 홍대 거리 유세에서 “청년들에게 아르바이트할 시간을 좀 줄여주려는 기본소득이 왜 나쁜 것인가”라며 “주택과 교육, 자기 역량 개발의 기회를 똑같이 누리는 공정한 나라를 만들어 보겠다”고 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무선(89.9%), 유선(10.1%) 임의전화걸기(RDD)를 활용한 전화 면접원 방식으로 이뤄졌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이며 응답률은 12.7%였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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