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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전쟁을 시작하면 중국은 진짜 편을 들 수 있을까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동계 올림픽 개막식이 열린 4일 중국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열기 전 양국 국기 앞에서 환담하며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 커지면서 중국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베이징 올림픽 개막일이었던 지난 4일 서방의 따가운 시선에도 불구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베이징으로 초청해 정상회담을 가졌다. 양국 간 유대 관계는 ‘더할 나위 없이’ 끈끈한 상황이다. 그러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실제 전쟁을 일으켰을 때도 중국이 과연 유대 관계를 이어갈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 뉴욕타임스(NYT)는 “중국과 러시아 사이에도 주요 현안에 대한 의견 불일치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양국 간 ‘균열 요인’이 있다는 얘기다.

서방 고강도 제재, 러-중 간 ‘틈’

서방은 우크라이나 침공 시 러시아에 고강도 제재를 가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20일(현지 시간) BBC 방송과 인터뷰하며 “미국과 영국이 러시아 기업들의 파운드화, 달러화를 이용한 거래를 중단시킬 수 있다”면서 “이러한 조처는 러시아에 매우 강한 충격을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의 국제 금융시장 접근을 단절하고, 첨단 기술 상품 공급을 제한하겠다”(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유럽연합집행위원장), “러시아는 막대하고 전례 없는 경제적 대가를 치를 것”(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등 제재를 언급하는 주요 인사들의 발언 수위는 매우 높다.

이 고강도 제재가 중국과 러시아 간 ‘틈’이 될 수 있다. NYT는 “중국이 서방을 대신해 러시아산 석유와 천연가스의 대체 구매처로 나설 수 있지만, 중국 국영 은행들이 실제 이행을 할지는 미지수”라고 분석했다. 시진핑 중국 정부가 국제 제재를 거스르면서까지 러시아를 지원할지는 의문이라는 의미다.

‘반(反) 미국’이라는 공동 전선의 속을 들춰보면, 중국과 러시아의 경쟁 구도가 눈에 들어온다. 중국은 과거 소비에트 연방 공화국의 영토였던 중앙아시아에서 영향력을 키워나가고 있으며, 동유럽과도 교역 비중을 늘리고 있다. 이는 푸틴 대통령에는 눈엣가시다. 북극 지방과 남쪽 인도 역시 중국과 러시아 간 ‘파워 게임’이 벌어지는 현장이다.



우크라이나도 실은 중국과 러시아에 껄끄러운 지역이다. 우크라이나는 2014년 탈(脫) 러시아를 추진해 수출 다변화를 시작하며 중국을 주요 무역 파트너로 삼아왔다. 중국은 이에 화답해 우크라이나에 자국 중심의 인프라 확장 전략인 ‘일대일로’ 투자를 이어왔다. 이런 이유로 중국은 2014년 러시아가 크림 반도를 무력으로 병합한 사실을 지금까지도 공식 인정하지 않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자국을 방문한 우방 벨라루스의 알렉산더 루카셴코(왼쪽) 대통령과 함께 화상을 통해 군사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AP연합뉴스


“바이든, 지금이 中 포섭할 기회”

역설적이게도 우크라이나 사태는 조 바이든 미국 정부한테 중국을 포섭할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 NYT의 진단이다. 중국을 구슬려 러시아를 막을 기회라는 얘기다. 빌 클린턴 정부 때 국무부 차관보를 지낸 수잔 셔크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시진핑이 푸틴을 달래도록 하는 외교술이 필요하다”며 “이건 (미국과 러시아, 중국이라는) 삼각 구도에서 외교적 ‘기초’에 해당한다”고 했다.

중국한테도 태도 변화가 감지된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19일 개최된 독일 뮌헨 안보회의에서 화상으로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관련국들은 전쟁을 과대 선전하고 패닉을 조성하기보다는 민스크협정으로 돌아와 로드맵과 스케줄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 또 “모든 나라의 주권과 독립·영토의 온전함은 존중되고 보호돼야 한다는 게 중국의 입장”이라며 “우크라이나도 이 원칙에 있어 예외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기름을 붓거나 한쪽으로 기우는 것이 아니라 화해를 촉진하는 것임을 국제사회에 분명히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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