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코로나19 피해 원인과 회복 방안을 두고 충돌했다. 이 후보는 “국가가 손실을 100% 보상하자”고 했고 윤 후보는 “빈곤층 보호가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윤 후보는 또 “민주당이 소급 적용을 뺀 손실보상법을 통과시켰다”고 쏘아붙였고 이에 이 후보는 “방역에 가장 비협조적인 사람이 비판한다”며 받아쳤다. 두 사람은 이날 방역 정책의 성과부터 회복 방안까지 사사건건 부딪히며 사회자가 수차례 중재에 나서기도 했다.
이날 마포구 MBC미디어센터 공개홀에서 열린 선관위 주관 제20대 대통령 선거 후보 초청 1차 토론회에서 이 후보와 윤 후보는 코로나19 회복 지원과 관련해 상반된 입장을 밝혔다. 이 후보는 “국가가 개인에게 떠넘긴 이 책임을 이제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 저는 소상공인 등의 손실을 전부 보상하겠다”며 “추경과 긴급재정명령권을 행사해서라도 반드시 책임지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윤 후보는 “ 코로나로 인해 빈곤층이 많이 발생했다. 국가의 첫 번째 의무는 이 빈곤층을 보호하는 것”이라며 “지금 빈곤층을 제대로 보호하지 않으면 나중에 엄청난 복지 재정이 들어가게 된다. 소상공인들은 방역으로 피해를 본 분들이기 때문에 손실보상 개념으로 확실하고 신속하게 피해 보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 후보는 코로나19 재건 방향을 내놓자마자 서로를 향해 포문을 열었다. 윤 후보는 “이 후보가 이번 선거 이후에 코로나19 대응이 확 바뀐다고 선언했다”며 “마치 지금 정부가 국민의힘 정부라도 되는 것처럼 말한다”고 공격했다. 이어 “여당 대선 후보로서 집권당의 방역 정책 실패를 인정했는데 결국 민주당이 대선에서 책임져야 된다는 뜻 아니냐”며 “야당 코스프레”라고 지적했다.
이 후보도 지지 않았다. 그는 “문재인 정부가 방역에 상당한 성과를 낸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며 “사망률과 감염률이 제일 낮고 경제 회복률이 가장 높은데 이런 점을 폄훼하면 안 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는 마스크도 잘 안 쓰고 부인도 안 쓰고 규칙도 안 지킨다”고 꼬집었다. 또 최근 무속 논란과 이른바 종교 집단인 ‘신천지’ 개입설을 들어 이 후보는 “(검찰총장 재직 당시) 신천지 압수수색도 안 했다. 가장 방역에 비협조적인 분이 방역 성과를 폄훼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윤 후보는 코로나19 피해가 집중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재기를 위한 재정 지원 정책을 두고도 부딪혔다. 윤 후보는 “170석 여당이 법안을 날치기 통과시킬 때는 방관하다가 여당 후보로서도 집권 정부의 방역 정책 실패를 인정했다”며 “결국 그렇다면 민주당이 대선에서 책임져야 한다는 것 아닌가”라고 쏘아붙였다. 이어 “(50조 원 재건기금을 주장하는) 저보고 포퓰리즘이라더니 해가 바뀌고 선거가 다가오니 손실보상 소급까지 한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즉시 반발했다. 윤 후보가 자신을 몰아붙인 뒤 발언권을 심상정 정의당 후보에게 넘기면서다. 이 후보는 “발언자를 당사자가 지정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끼어들었고 윤 후보는 “얘기해봐야 (이 후보는) 본인 얘기만 할 게 뻔해서”라고 다시 말을 끊으며 충돌했다. 이 후보는 “윤 후보님 그게 토론이다”라며 “내가 얘기하고 상대방이 반박하는 게 토론이죠”라고 맞받았다. 이에 윤 후보는 “걱정하지 마십시오”라며 거듭 심 후보에게 발언 기회를 주려고 했다. 이 후보는 사회자 중재로 심 후보가 말을 시작하기 전 윤 후보를 향해 “기본적인 규칙은 지키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두 후보는 이날 주제인 경제분야와 동떨어진 주제를 예로 들면서까지 언성을 높였다. 이 후보는 과거 “우리나라에 구조적인 성평등은 없다, 개인의 문제”라고 말한 윤 후보를 질타했다. 그는 “현실이고 엄청난 차별받고 있는 게 사실이다”라며 “무책임한 것 아니냐. 잘못 말 한것 아니냐”고 따졌다, 윤 후보는 이에 “이 질문에 많이 말씀 드렸기 때문에 답변할 필요 없다”고 답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 근거 없이 음해하는 습관이 있는데 검사 출신이니까 합리적인 근거를 갖고 말해달라”며 “여성의 구조적 성차별 없다는 발언에 왜 대답을 안 하느냐”고 재차 답을 촉구했다,
안 후보와 심 후보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안 후보는 “코로나19 특별회계를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땜질식 추경’은 해법이 될 수 없다”며 여야 1, 2당을 동시 저격했다. 심 후보도 “손실보상 등 단발성 지원에 그칠 게 아니라 중장기적 경기회복 방안이 필요하다”며 ‘납품단가 물가연동제’ 법제화를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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