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22일에도 야권 단일화 무산 책임을 두고 거센 언쟁을 벌였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단일화 결렬 선언 이후 두 당의 갈등은 진실 공방에 이어 감정 싸움으로까지 번졌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전날 한 라디오 방송(KBS)에서 “(안 후보가) 우리 후보(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전화까지 했는데도 전화 안 했다고 거짓말했다”며 “상대방을 나쁜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서 굉장히 노력을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단일화가 정권교체의 필수조건이 아니라고도 주장했다.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라디오 방송(KBS)에서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라는 국민의힘 입장은 국민들에 대한 협박”이라고 맞받았다. 권 원내대표는 “결렬은 결렬이고, 연막 밑에 진행되는 사항들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 대표는 안 후보가 단일화 무산 책임이 윤 후보에게 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는 기사를 페이스북에 공유하며 “‘ㄹㅇㅋㅋ’(‘네 말이 모두 맞다’며 조롱하는 말) 네 글자만 치세요”라고 비꼬았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야권 단일화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단일화 협상을 중재할 신뢰할만한 창구만 있다면 투표용지 인쇄 하루 전인 27일 전까지라도 ‘극적 담판’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기대다. 4선 중진인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부산진구 갑)은 부산을 찾은 안 후보의 유세 차량에 올라 “정권교체 열망으로 단일화해서 확실한 정권교체를 이뤄보자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두 당이 정권 교체 공감대를 느슨하게라도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한편 여당은 안 후보에 우호적 태도를 보이며 야권 단일화 무산 굳히기에 나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라디오 방송에서 “(안 후보는) 제 나름대로는 존경하는 분”이라며 “저희는 거대 의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정치 개혁은 합의가 되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상황이며, 연합정부도 제 평소 소신”이라고 말했다.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안 후보가 통합정부에 공감할 수 있도록 대화하는 것을 꾸준히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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