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한의학연구원은 한의약데이터부 진희정 박사 연구팀이 대사증후군의 예측력을 향상할 수 있는 후성유전 바이오마커를 발굴했다고 24일 밝혔다.
후성유전체(Epigenome)란 게놈(Genome) 상의 자체조절이나 노화 및 환경에 의해 변화하는 서열의 정보들의 총합으로, DNA의 염기서열을 바꾸지 않고 유전자를 조절하고 그 작용을 결정한다.
대사증후군(Metabolic syndrome)은 심혈관 질환, 고혈당증, 이상지질혈증, 비만 등과 관련된 복합 질환이며 그 특성상 치료제뿐만 아니라 예측을 통한 예방이 중요한 질환이라고 할 수 있다.
전세계적으로 10~40%의 유병률을 보이며 우리나라에서는 2007년 21.6%에서 2018년 22.9%로 증가세를 보였다.
대사증후군의 발병 원인은 정확하지 않지만, 유전적 요인뿐만 아니라 부적절한 식습관, 운동 부족 등 생활 습관에 의해 발병되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까지 이러한 질환을 예측하기 위한 바이오마커 발굴 연구는 질환자와 정상인의 유전자 내 염기서열의 차이를 밝히는 연구가 중심이었다.
최근에는 환경 및 생활습관의 영향을 고려한 후성유전체 마커를 탐색하는 연구들이 등장했다.
대사증후군에서도 유전적 변이를 찾거나 몇몇 유전자의 발현값을 중심으로 질환 예측마커에 대한 보고가 있었으나, 이번 연구는 예측력이 높은 마커를 찾기 위해 DNA메틸화를 중심으로 유전체 전반을 탐색했다는 점에서 그 차별점이 있다.
연구팀은 대전시민 건강코호트내 정상인과 대사증후군 대상자들의 말초 혈액샘플을 프로파일링(Profiling)하여 후성유전적 변화를 확인하고, 대사증후군 관련 36개의 유전자를 찾아냈다.
대전시민 건강코호트는 현재 4000명 이상의 대전시민이 참여해 체질과 생활습관이 만성질환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는 한의계 최대규모의 코호트 연구이다.
36개의 유전자중 후보 바이오마커의 대사증후군 예측률(AUC·Area Under Curve)을 확인한 결과, GFPT2 유전자가 대사증후군의 후성유전적 바이오마커임을 확인하고(AUC=0.879), 분석에 사용하지 않은 새로운 표본에서 이를 검증했다.
논문 교신저자인 진희정 박사는 “후성유전 정보가 대사증후군의 바이오마커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것”이라며 “향후 대전시민 건강코호트를 활용해 체질 및 한열 변증과 같이 대사질환과 밀접한 한의정보를 연결한다면 대사질환에 대한 한의치료의 가치가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의학연 이진용 원장은 “대사증후군은 근본적인 치료방법이 없으므로 치료제 개발과 더불어 예방을 위한 예측이 시급한 질환”이라며 “이번 연구결과는 대사증후군 예측을 향상시킬 수 있는 것으로 이를 통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한의 예방관리 프로그램의 개발로 이어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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