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전 세계 주요 대도시를 대상으로 조사한 스마트도시 경쟁력에서 1위를 차지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에 더해 중장기적인 스마트도시 달성 계획에서 서울시가 가장 높은 잠재력을 확보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특히 지난해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이후 서울시가 선제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스마트 포용도시’ 전략이 글로벌 도시의 롤모델로 자리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4일 연세대와 영국 케임브리지대가 공동 연구한 ‘2022 스마트시티 인덱스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은 종합 점수 97점을 받아 전 세계 주요 도시 중 1위를 차지했다. 서울에 이어 스페인 바르셀로나(87점), 네덜란드 암스테르담(75점), 핀란드 헬싱키(73점), 포르투갈 리스본(65점)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대표적인 글로벌 도시인 미국 뉴욕과 영국 런던은 51점을 기록해 8위를 차지했고 중국 상하이(38점)와 일본 도쿄(18점)은 하위권에 머물렀다. 프랑스 파리는 14점으로 이번 조사에서 29위에 그쳤다.
스마트시티 인덱스 보고서는 주요 글로벌 대도시 31곳의 디지털 경쟁력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평가해 순위를 매긴다. 시민이 체감하는 디지털 서비스와 지능형 교통체계, 도시 혁신성, 각종 ICT 기반 디지털 프로젝트 등을 산출 지표로 활용된다. 여기에 공공 데이터 개방과 디지털 플랫폼 도입, 4차 산업혁명 기술 활용, 친환경에너지·기후변화 대응, 도시의 지속 가능성 등도 평가 기준에 포함된다.
현재의 도시 경쟁력이 아닌 미래 경쟁력을 평가한 것이지만 코로나19 이후 도시의 지속 가능성과 미래 성장성을 수치화한 만큼 실질적인 도시 경쟁력을 가늠하는 척도라는 평가다. 앞서 서울시가 글로벌 선도 스마트도시로 도약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과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한 것이 주요 글로벌 대도시 대비 압도적인 점수를 얻은 배경으로 꼽힌다.
이정훈 연세대 정보대학원 교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도시 회복력 측면에서 디지털 안전망을 구현하고 에너지 및 환경 분야에서 혁신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스마트도시 경쟁력을 가늠하는 최대 관건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서울이 지속가능한 스마트도시 경쟁력을 이어가려면 개방형 혁신을 통한 생태계 조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미 지난해 코로나19 이후의 단계적 일상회복에 대비한 스마트도시 달성을 목표로 디지털 전환 관련 사업에 올해 총 3459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는 계획을 수립했다. 기관별 출자 금액을 보면 서울시 1753억 원(399건), 서울시 산하 25개 자치구 1067억 원(548건), 투자·출연기관 639억 원(120건)이다.
서울시는 이를 통해 3494개의 일자리를 창출해(한국은행 취업유발계수 적용) 코로나19로 침체된 청년 일자리를 확보하고 중소 ICT기업의 성장에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 상반기에만 연간 계획의 절반인 577건(54%)을 발주해 경기 활성화에 최대한 기여한다는 목표다.
이번 디지털 전환 전략의 핵심은 스마트도시 관련 부문이다. 서울시는 이 분야에 1126억 원을 투입한다. 메타버스, 빅데이터, 인공지능 같은 신기술이 행정 서비스에 도입돼 시민 편의성과 효용성을 높일 수 있도록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기로 했다. 인공지능이 결합된 지능형 폐쇄회로TV(CCTV)를 곳곳에 설치하는 한편 자율주행 자동차 시범구간을 확대하고 디지털 취약계층이 소외되지 않도록 포용형 교육사업을 강화한다.
서울시는 3차원(3D) 가상세계인 메타버스 플랫폼과 가상현실(VR) 기술을 활용한 시민 서비스를 선제적으로 도입하고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등 신기술을 융합한 디지털 행정 서비스도 잇따라 선보일 계획이다. 특히 각종 최신 기술이 적재적소에 적용될 수 있도록 관련 규제를 완화하기 위한 리빙랩과 테스트베드도 적극 도입할 방침이다.
박종수 서울시 스마트도시정책관은 “코로나19 확산과 ICT 기술 대변혁으로 인해 글로벌 주요 도시가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며 “디지털 기술을 통한 신개념 행정 서비스를 확대함으로써 디지털 취약계층을 포용하고 서울시민 생활 전반에 걸쳐 편의성과 효용성을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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