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천의 자동차부품 제조업체에서 20대 노동자가 기계에 끼여 숨진 사고와 관련해 노동 당국이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법)을 적용하기로 했다.
중부고용노동청은 노동자 A(26)씨가 사망한 인천시 남동구 남동공단 내 청보산업을 상대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에 관한 수사에 착수했다고 25일 밝혔다. 인천지역에서 중대재해법이 적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법은 상시 노동자 50명 이상의 사업장에서 노동자 사망 등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했을 때 사업주·경영책임자가 안전 확보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확인되면 처벌하도록 했다.
엔진과 미션 등 자동차부품 제조업체인 청보산업은 상시 노동자 수가 100여명으로, 법 적용 대상이다.
앞서 A씨는 지난 16일 오전 9시 55분께 인천시 남동구 고잔동 남동공단 내 청보산업 공장에서 작업을 하던 중 기계에 목 부위가 끼였다. 당시 함께 있던 동료가 “기계에 사람이 끼였다가 빠졌는데 숨을 쉬기 힘들어한다”며 119에 신고했다.
A씨는 호흡과 맥박이 없는 상태로 119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뇌사 상태에 빠졌고, 1주일 만인 지난 23일 숨졌다.
조사 결과 이 업체 정규직원으로 4년가량 근무한 A씨는 레이저로 표면을 가공하는 레이저 패터닝 설비에 파레트를 넣는 작업을 혼자 하던 중 기계에 상체가 끼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기계에는 안전센서가 있어 사람이나 물체가 끼일 경우 자동으로 정지해야 하지만, 사고 당시 센서 불량으로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중부고용청은 A씨가 이 같은 사실을 모르고 작업하던 중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88조는 사업주가 사고 위험을 막기 위해 동력으로 작동되는 기계에 동력 차단 장치를 설치하도록 규정했다. 이 장치는 근로자가 조작하기 쉬운 위치에 있어야 한다.
중부고용노동청 관계자는 “해당 설비를 운용하는 업무는 A씨 혼자 맡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업체가 해당 기계에 대해 안전확보 의무를 제대로 했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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