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자 감소 등으로 위기에 몰린 미국 소셜미디어(SNS) 기업 메타(옛 페이스북)가 숏폼(짧은 동영상) 서비스 '릴스'를 전세계로 확대했다.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른 중국앱 틱톡에 맞서기 위해 사실상 따라하기 정책에 나선 것이다.
메타는 지난 22일(현지시간) 페이스북의 '릴스'를 전 세계 150여개 국가로 확대했다. 릴스는 메타가 보유한 인스타그램에서 2020년 8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숏폼 동영상 촬영·편집·공유 기능이다.
국내에서는 배우 이시영과 이미도의 콜라보 릴스 영상이 큰 인기를 끌며 수백만명의 팔로워를 끌어모은 바 있다. 락킹 댄스 크리에이터 브라더빈도 이러한 릴스 기능에 힘입어 '쏘스윗챌린지' 등 자신만의 콘텐츠를 전 세계적으로 알려 일부 영상은 6600만회의 조회 수를 얻기도 했다.
지난해 9월 페이스북에서도 이 기능을 도입했지만 지금까지는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인도에만 이용이 가능했다.
숏폼 서비스의 선두주자는 단연 틱톡이다. 재미있거나 놀라운 장면, 웃음을 주거나 감동적인 순간을 포착한 짧은 동영상을 공유하는 틱톡은 현재 전 세계 10억명이 넘는 회원을 유치했다.
틱톡은 2021년 가장 많이 다운로드된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이었고, 젊은 층 사이에선 인스타그램의 인기를 따라잡았다. 이에 유튜브도 2020년 '쇼츠'를 론칭했다.
메타가 페이스북에서 뒤늦게 릴스를 확대한 이유는 광고수익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이에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의 크리에이터(창작자)들이 올린 릴스에 붙게 될 새로운 광고도 시험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역시 앞으로 몇 주 내에 다른 국가로 확대된다.
메타는 릴스 이용자들이 더 많은 콘텐츠를 올릴 수 있도록 인당 월 최대 3만5000달러(약 4170만원)까지 보너스도 지급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페이스북 릴스가 크리에이터들이 공동체에 연결되고 돈을 벌 수 있는 최고의 장소가 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메타는 최근 성장 둔화 위기에 직면했다. 특히 메타플랫폼의 지난해 4분기 일일활성이용자수(DAU)는 19억2900만 명으로 전 분기 대비 100만명이나 감소했다. 특히 이용자수 감소 원인으로 저커버그 CEO는 틱톡을 지목했다.
그는 컨퍼런스콜에서 "우리가 빠른 속도로 규모를 키워도 우리 만큼이나 빠른 속도로 덩치를 키우는 경쟁자가 또 있다"며 "틱톡은 이미 강력한 경쟁자로 커졌다"고 인정했다.
애플 운영체제인 iOS의 개인 정보 처리 방침의 변경으로 주력 사업인 광고 수입이 흔들리는 것도 문제다. 이용자 타깃 광고를 중심으로 한 광고 매출이 전체 매출의 98%에 달하는 만큼 광고 수입 악화는 비즈니스 모델 근간이 흔들리는 것이다. 이에 올해 약 100억 달러의 매출(전년 매출의 8.5%) 감소 전망도 나왔다.
여기에 미 상원에서 빅테크 기업이 플랫폼에 자사 서비스를 우선 노출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을 처리하고 있는 점도 악재다.
메타의 위기는 주가에서도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지난 3일(현지시간) 실적이 발표되자 장내에서 26% 이상 주가가 급락하기도 했다. 지난해 4분기 실적 자체는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지만 부정적인 올해 전망이 반영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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