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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걸의 정치나침반] 미래의 희망, 2030세대

◆홍성걸 국민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이번 대선 시대정신은 정권교체

지역주의·연고에 얽매이지 않는

2030세대의 선택에 운명 갈려

현명한 판단으로 새 미래 열길





대선이 불과 1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연일 발표되는 여론조사는 이재명·윤석열 두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통계적으로 의미 없는 초박빙임을 보여준다. 누가 대통령이 될지 알 수 없다는 말이다. 그 많은 여론조사에서 정권 교체를 바라온 절반이 넘는 유권자들은 밤잠을 못 이룰 지경이다. 문재인 정부 5년의 무능과 폭정이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치가 떨린다는 사람들도 많다. 이재명 정부는 한 술 더 떠 사회주의 인민공화국이 될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한다.

지난 2년여의 한국 정치는 180석에 가까운 압도적 의석을 가진 더불어민주당의 입법 독재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스스로 주장해 지켜오던 배분 원칙을 무시하고 모든 상임위원장 자리를 독식하면서 합의 과정을 무시한 오만함을 과시했다. 거짓말과 내로남불로 일관했던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심판이 이번 대선의 시대정신이 될 수밖에 없었던 것은 누가 뭐래도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의 독선과 무능 때문이다.

심판은 보수 야당의 대표로 36세, 0선의 젊은 이준석이 선출된 것에서 출발했다. 국민과 당원이 그를 제1 야당의 대표로 선택한 이유는 단 하나다. 이전 세 번의 전국 단위 선거에서 참패했음에도 정신을 차리지 못한 보수 우파 정당을 개혁해 다가올 대선에서 기필코 정권 교체를 이루라는 국민의 지엄한 명령, 바로 그것이다.

이 대표는 토론 배틀을 비롯한 참신한 아이디어로 젊고 유능한 인재를 공정하게 발탁함으로써 이 나라의 미래보다 자신의 작은 기득권에 취해 있던 기성 보수 정당과 정치인들에게 새바람을 불어넣기 시작했다. 모처럼 정치가 무언가를 바꿀 수도 있겠다는 기대감을 갖게 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후 그의 행보는 안타깝게도 국민의 기대로부터 멀어져 갔다.



윤석열 후보의 등장은 본인도, 기성 정치권도 원하던 바가 아니었다. 문재인 대통령과 조국·추미애 등의 독선과 아집이 그를 정치에 불러들였고 결국 보수 야당의 후보로 만들었다. 이제 윤석열은 정권 교체의 최전선에 서 있다. 그러나 선대위 구성 과정에서의 불협화음,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의 자의적 행보, 반복되는 이준석 대표의 당무 거부와 현란한 세 치 혀의 놀림이 어우러져 윤석열 후보의 지지도는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그리고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의 단일화 과정에서 또다시 그의 행보가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사전 투표를 감안하면 불과 1주일 밖에 남지 않은 지금, 야권 후보 단일화의 유일한 희망은 윤석열·안철수 두 사람의 직접 담판밖에는 없다. 실낱같은 희망이지만 무슨 일이 있어도 정권 교체를 이루겠다고 공언해온 안 후보이니 윤 후보의 포용력에 따라 안 후보의 대국적 양보 가능성이 전혀 없지는 않다. 그것이 정치인 안철수의 미래를 밝히는 등불이 될 가능성도 있다.

나라보다 개인 혹은 감정을 앞세우면 단일화는 불가능하다. 그래서 마지막 희망은 유권자에 의한 선거에서의 단일화다. 스윙보터라 불리는 2030세대와 중도 유권자의 현명한 판단이 기대되는 이유다. 다른 세대의 유권자들이 이미 지지 후보를 결정하고 변경 가능성이 매우 적은 데 비해 2030은 여전히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않았거나 변경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세대다.

최근 이들의 행보에서 적지 않은 희망을 본다. 체감실업률 27%에 부모 세대보다 가난해진 최초의 세대지만 청년기본소득을 주겠다는 이재명 후보의 제안에 부정적인 입장이 많았다. 정치권이 자신의 필요에 따라 한 자리씩 나눠주는 것을 공정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부모 세대가 나눠주는 일방적 시혜를 바라지 않으며, 공정한 경쟁 기회를 소중하게 여긴다. 과거의 지역주의나 연고에 얽매이지 않고 독립적으로 판단하는 젊은 세대에게 대한민국의 미래가 걸려 있다.

무더운 여름날 이글거리던 태양도 때가 되면 서산으로 지는 법이다. 1987년 민주화운동을 통해 정계에 진출해 30년 가까이 우리 사회의 주력으로 활동해온 586세대는 물러날 때가 됐다. 자신의 뒤를 이을 사람이 없다고 걱정하는 척하지 말라. 내일 태양이 다시 뜨지 않을까 걱정하는 것과 같다. 30년 전 그대들처럼 오늘의 2030세대가 바로 그 떠오를 태양이다. 그들이 현명한 판단을 통해 이 나라의 희망 찬 내일을 스스로 만들어 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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