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동시다발적 공격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공식 트위터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풍자하는 만화가 올라왔다. 만화는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독일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가 푸틴 대통령의 뺨을 어루만지고 있는 모습을 담고 있다.
지난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공식 트위터 계정에는 “이것은 ‘밈’(meme·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콘텐츠)이 아니라 지금 당신과 우리가 마주한 현실이다”라는 글과 함께 해당 사진이 올라왔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직접 올린 이 만평은 푸틴이 히틀러와 닮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푸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독일 나치의 아돌프 히틀러가 체코슬로바키아를 침략할 당시를 떠올리게 한다”고 평가했다. 우크라이나 내무장관의 보좌관인 안톤 게라슈첸코도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부터 세계는 새로운 지정학적 현실과 마주하게 됐다. 우크라이나와 세계는 지금 새로운 히틀러를 막을 것인가, 아니며 제3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게 둘 것인가 선택하는 갈림길에 서 있다”고 적었다.
1938년 9월 독일 뮌헨에서 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 4개국은 체코슬로바키아의 주데텐란트를 독일에 넘기는 대신 다른 체코슬로바키아 국경을 보장한다는 내용의 협정을 체결했다. 그러나 히틀러는 이를 무시하고 이듬해 체코를 병합하고 폴란드를 침공해 2차대전을 일으켰다.
푸틴 대통령은 24일 새벽 5시50분께 우크라이나에서 군사작전을 승인한다는 긴급 연설을 하며 “이번 목표는 지난 8년간 우크라이나 정부의 조롱과 대량학살 피해를 본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러시아인이 다수를 차지하는 돈바스 지역 주민 보호하고 탈군사화와 탈나치화를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센터의 도브 자크하임 선임 고문은 WP에 “푸틴은 우크라이나 정부가 돈바스 지역에서 러시아어를 구사하는 사람들을 학대하고 있다. 이들은 자신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고 주장한다”며 “이는 히틀러가 주장한 내용과 매우 유사하다”고 말했다.
한편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중심의 서방 진영은 우크라이나에 전투 병력을 파견하지 않겠다는 점을 공식화했다. 나토 회원국이 아닌 우크라이나에 군대를 들여보낼 수 없다는 것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역시 러시아의 주요 은행을 제재하는 등 포괄적인 금융·기업제재와 반도체 등 수출통제 방안만 공개했다.
이로 인해 세계 군사력 22위인 우크라이나는 2위 러시아를 사실상 혼자서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5일 연설에서 “우리는 홀로 남겨져 나라를 지키고 있다. 누가 우리와 함께 러시아에 맞서 싸울 준비가 되었는가.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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