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침공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의 민간인 피해도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는 민간 시설은 공격하지 않는다고 주장하지만 유치원이나 아파트 등이 파괴됐다는 증언과 증거들이 SNS 등을 통해 쏟아지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미국 CNN의 보도에 따르면 국제인권단체 엠네스티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전날 러시아군이 도네츠크 동부 부흘레다르의 병원 건물 부근을 공격하는 등 민간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엠네스티는 이번 공격으로 4명의 민간인이 사망하고 10명 이상이 다쳤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북동부 도시 오흐티르카의 보육원도 이날 포격 피해를 봤다. 파벨 쿠즈멘코 시장은 폭격이 러시아의 우라간 다연장포에 의해 이뤄졌으며 여러 명의 어린이가 다쳤다고 밝혔다. 또 우크라이나 국회의 인권 행정감찰관 류드밀라 데니소바는 “키예프 보르젤 마을의 보육원에 대한 심각한 포격으로 건물 2채가 파손됐고 어린이 51명의 목숨과 건강이 위협을 받고 있다”며 “이들 중 15명은 유아이고 어린이 3명의 상태는 심각하다”고 말했다.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서도 민간 피해에 대한 각종 증거와 증언이 쏟아지고 있다. 우선 키예프 외곽 부차 지역 주택 도로에 로켓탄이 떨어진 영상이 올라왔다. 이 영상을 올린 이용자는 포탄 잔해를 손에 든 사진과 함께 "파편이 우리 집 문 앞에 있다"고 썼다.
우크라이나 북동부 도시 하리코프 주택가에도 폭발물이 터졌다. SNS에 퍼지고 있는 한 사진에는 횡단보도를 뚫고 지나간 커다란 발사체를 볼 수 있다. 하리코프 외곽 추후이브 동부에서는 아파트 건물 한 채가 지난 24일 파손됐다.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는 이를 러시아군의 소행으로 보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장관은 추후이브를 집중 포격을 받은 곳 중 하나로 지목했다. 주요 외신들은 추후이브 아파트 주민이 울고 있는 모습과 야외에서 노인이 담요로 몸을 감싼 모습들을 사진으로 찍어 보도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유치원과 보육원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은 전쟁 범죄이며 로마 규정(Rome Statute)을 위반한 것"이라며 "우리는 검찰 총국과 이런 사실들을 모으고 있으며 즉시 헤이그에 보낼 것이다. 책임은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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