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대선의 사전투표가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퍼포먼스’ 경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윤 후보는 유세 현장에서 분위기를 돋우기 위해 ‘어퍼컷’을 날리고 지지자들은 큰 환호를 보냅니다. 윤 후보의 어퍼컷이 연일 화제가 되자 이 후보도 이에 질세라 하이킥과 송판 격파를 하며 맞불을 놨습니다. 지지자들은 후보들의 퍼포먼스가 싫지만은 않다고 합니다. 지난 19일 경남 창원에서 윤 후보의 현장 유세를 지켜본 정호제(27세) 씨는 “처음에 뉴스를 통해 볼 때는 왜 저러나 싶었다”고 했습니다. 그랬던 정 씨는 “현장에서 직접보니까 유세 현장에서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하고 유세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것 같다”며 “(후보가) 오는 것을 한참 기다리다가 봤는데 어퍼컷을 날리는 모습을 보니 윤 후보가 왔구나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오 모(28세) 씨는 이 후보의 발차기를 보고 “(윤 후보를) 따라하는 것 같지만 하나의 마케팅이라고 생각하니 나쁘지 않았다”며 “(여러 사회문제가 적힌) 송판을 격파했을 땐 속이 다 시원했다”고 했습니다.
후보들의 화려한 퍼포먼스…부정적인 평가도
후보들의 퍼포먼스를 유쾌하게 보는 시선만 존재하는 것은 아닙니다. 최우혁(25세) 씨는 “뛰어난 정책과 함께 화제성 있는 쇼맨십으로 이슈가 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습니다. 최 씨는 최근 후보들의 퍼포먼스를 두고 “정책 없이 유세 현장의 쇼맨십으로만 표심을 사려고 하는 것은 썩 좋게 보이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최 씨는 “청년 주거 문제나 청년 일자리 문제 해결이 시급한데 구체적인 재원이나 실현 가능성에 대한 검토 없이 퍼포먼스만 집중하는 것 같아 아쉽다”고 했습니다. 한 모(30세) 씨는 후보들의 이러한 모습을 더욱 날카롭게 비판했습니다. 한 씨는 “의미 없는 제스처를 할 시간에 정책 비전이나 제대로 전달했으면 좋겠다”며 “지금은 정책이나 공약들이 다 뜬구름 잡는 모습이다”고 했습니다.
네거티브 난무 토론회…"정책 대안을"
이 후보와 윤 후보는 지난달 2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2차 TV토론에서 날 선 공방을 주고 받았습니다. 이 후보는 “(대장동 관계자들에게) 도움을 준 것은 윤 후보”라고 공세를 퍼부었고 윤 후보는 “전부 거짓말”이라고 반박했습니다. ‘대장동’ 논란이 재점화 된 것입니다.
정 씨는 두 후보의 대장동 설전을 두고 “지나치게 반복한다”고 평가했습니다. 정 씨는 “윤 후보가 검사처럼 혐의점을 네거티브로 공격하면 이 후보는 바로 대장동은 윤석열 게이트라고 반박한다”며 “토론에서까지 반복하려고 하니까 피로해진다”고 말했습니다. 정 씨는 “별로 얻어가는 정보가 없다 보니 토론을 봐야하나 싶다”고 했습니다.
최 씨도 TV토론을 부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최 씨는 “토론을 통해서 대통령이 될 사람들의 자질이나 국가 비전을 보고 싶은데 그럴 수 없다”며 “대장동 등 네거티브 공방만 이어지니 굳이 시간을 써가면서 토론을 봐야 하나 싶다”고 했습니다. 최 씨는 “논란에 대해 제대로 답변하지 않고 말을 돌리며 회피하는 모습에 국가 지도자로 적합한지 생각이 들 때가 많다”고도 말했습니다. 이어 그는 “토론의 본질이 네거티브 공방으로 많이 흐트러진 느낌”이라고 말했습니다.
여러 사회 현안, 구체적인 근거와 수치를 갖춘 토론
토론에 대해 바라는 점도 가감 없이 밝혔습니다. 권성민(23) 씨는 토론회에서 “국가 성장 방식의 문제나 노동이사제 문제 등 사회 현안에 대해 많이 논했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권 씨는 “어떠한 가치 지향이나 사회적 의제를 논하는 모습이 많으면 참 좋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한 씨는 “당위적인 말은 2030에게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한 씨는 “2030세대는 구체적 방향성과 수치를 점검할 충분한 교육을 받았다”며 “토론회에서 보다 구체적인 근거를 갖고 토론을 했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최 씨는 “네거티브 공방을 줄이고 정책 경쟁 위주로 갔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사전 투표가 사흘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대선까지 남은 기간 동안 네거티브 경쟁과 ‘쇼맨쉽’에 몰두하기 보단 국민들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는 그런 시간이 되길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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