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회사에서 근무하던 응급구조사를 12시간에 걸쳐 폭행해 숨지게 한 응급환자 이송 업체 대표가 징역 18년형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살인과 근로기준법 위반(근로자 폭행) 혐의로 기소된 A 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고 1일 밝혔다. 원심이 판결한 10년 동안의 위치 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도 그대로 유지된다.
A 씨는 지난 2020년 12월 자신이 운영하는 업체에서 근무하던 응급구조사 B 씨가 구급차를 몰다 교통사고를 내자 사무실에서 12시간가량 폭행해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수사 결과 A 씨는 피해자 B 씨에게 ‘열중쉬어’ 자세를 취하게 한 뒤 욕설을 하면서 발로 찼고 B 씨가 넘어지자 “연기를 한다”며 폭행을 이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또 A 씨는 B 씨가 내출혈과 탈수, 외상성 쇼크 증상을 보이는 중에도 치킨을 시켜 먹으며 무릎을 꿇리고 밟는 등 가혹 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B 씨가 쇼크로 의식을 잃자 난방도 되지 않는 사무실 바닥에 방치했다. A 씨는 이후 B 씨가 이튿날 다발성 손상으로 숨지자 다른 직원들이 범행을 모르도록 은폐를 시도한 혐의도 받는다.
A 씨는 법정에서 “위험한 물건을 사용하지 않고 주로 왼쪽 허벅지 부분을 가격하는 방법으로 폭행했을 뿐 살해할 동기와 고의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B 씨가 평소 거짓말을 했다”거나 “아픈 척 연기를 했다”는 등의 주장을 이어갔다.
1심 재판부는 사건 1개월 전에도 새벽까지 5시간 동안 폭행을 당했던 B 씨가 병원 주차장에서 구급차 사고까지 내자 폭행에 저항하거나 방어할 수 없는 심리 상태가 됐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해자에게 가해진 폭력의 강도와 반복성, 시간적 계속성 등에 비춰보면 범행 수법이 잔인하고 피해자가 극심한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겪었을 것임이 분명하다”며 징역 18년을 선고했고 2심도 같은 판단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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