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일 시민들을 만나 “파도와 바람이 아무리 도와줘도 항해사가 무능하면 목적지에 다다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정권 교체 여론에 편승해 네거티브에 집중하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비판하며 자신이 ‘유능한 경제 대통령’임을 부각하려는 전략이다. 이 후보는 코로나19 극복과 부동산 정책 전환을 다짐하며 중도 표심을 공략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명동 눈스퀘어 앞에서 열린 현장 유세에서 “대통령은 파도를 보고 바람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 거대한 파도를 일으키는 바람을 기회로 만들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준비되지 않은 대통령이 5200만 명이 사는 나라의 미래를 책임지기 어렵다”며 “누군가에게 물어서가 아니라 스스로 길을 정하고 방향을 제시할 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 후보를 ‘부족한 후보’로 규정해 ‘준비된 후보 이재명’을 각인시키려는 의도다. 이 후보는 ‘유능한 모습’을 강조하려는 듯 무대를 휘저으며 성대모사도 곁들이던 평소와 달리 단상에 바로 서서 또박또박 연설을 이어갔다.
이 후보는 윤 후보가 ‘정치 보복’에만 집중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 언론이 분석해보니 저는 ‘기회’ ‘통합’ ‘미래’를 많이 말했다고 한다”며 “반면 윤 후보는 ‘민주당 정권’과 ‘부패’를 가장 많이 언급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과거에 매달리는 후보가 어떻게 미래를 책임지겠느냐”며 “심판만 말하는 정치 세력은 희망을 만들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 후보는 “민주당은 기득권을 과감히 내려놓고 구태 정치를 극복하기로 결단했다”며 “양당이 독점하고 상대의 실수만 바라는 정치를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끝내겠다”고 ‘통합의 정치’에 대한 의지를 다짐했다.
중도 표심을 겨냥해 기존에 내놓았던 공약들도 다시 소개했다. 이 후보는 “3월 10일이 되면 유연한 스마트 방역으로 전환하겠다”며 “긴급재정명령을 통해서라도 코로나19로 인한 손실을 온전히 보상하겠다”고 말했다. 부동산 정책에서도 “저는 시장주의자”라며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완화하고 용적률을 높여 공급을 늘리겠다는 공약을 재확인했다. 이 후보는 김대중·노무현 정신을 언급하며 민주 진영에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그는 “이곳 명동은 1957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02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마지막 유세를 펼친 곳”이라며 “두 대통령을 만들어낸 명동에서 한판승 쐐기를 박는 큰 걸음을 시작하겠다”고 외쳤다.
한편 이 후보는 이날 명동 유세를 마친 뒤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선 후보를 만나 ‘정치교체를 위한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두 후보는 함께 통합정부를 구성하고 차기 정부 출범 1년 내에 분권형대통령제 개헌을 하자는 데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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