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이 지역화폐 플랫폼으로 선보인 ‘인천e음’이 다양한 분야에서 시민들의 호응을 얻으면서 지역경제의 선순환을 이끄는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주요 지자체들이 내놓은 지역화폐가 오프라인 결제에 치중돼 지역화폐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반면 인천e음은 배달, 기부, 나눔, 교통, 쇼핑 등으로 영역을 다각화해 지역화폐의 롤모델로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다.
인천시는 인천e음 플랫폼을 이용하는 가입자가 지난해 79만 9046명 늘어 지난 1월 말 기준 227만명을 기록했다고 1일 밝혔다. 인천시 인구가 294만명 수준이라는 감안하면 기대 이상의 가입률이다. 활용도와 편의성에서 다른 지자체 지역화폐보다 우수하다는 점이 인천e음이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었던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인천시는 지난해 인천e음의 플랫폼 기능을 활용한 다양한 부가사업을 내놓으며 지역화폐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주력했다. 3월 기부 서비스인 ‘나눔e’음을 선보인 데 이어 7월에는 배달 기능을 추가한 ‘배달e음’을 출시했다. 이어 10월에는 ‘전통시장 장보기’ 서비스를 내놨고 11월에는 ‘e음택시’까지 출시하며 변신을 이어가고 있다.
인천e음 가입자가 227만명을 넘어서면서 결제액도 가파르게 늘고 있다. 지난 1월 기준 인천e음의 누적 결제액은 약 9조 2000억 원을 넘어섰고 올해는 10조 원 돌파도 바라보고 있다. 이 중 배달e음과 인천직구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영업비용을 절감하고 온라인 판로를 개척하는 효과를 가져온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또 온라인주문 배송 판매 전략을 도입한 전통시장 장보기 서비스는 대형마트·이커머스 등과 출혈 경쟁에 있는 전통시장에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기부금 모금과 전달에 이르는 전 과정을 확인할 수 있는 ‘나눔e음’은 지역경제 공동체 활성화에 일조하고 있다. 사회적 약자를 위해 도입된 나눔e음의 기부금은 4752만 3109 원으로 지금까지 모두 4074명이 참여했다.
지난 2019년 2월 2000여개의 상품으로 시작한 인천직구(인천e몰)도 가입자들의 호평을 받으며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누적 판매된 물량은 7만개를 넘어섰고 서비스 출시 후 누적 판매액도 209억 3400만원 을 기록했다. 148개사 1358개 품목에 머물렀던 오프라인 매장과 달리 현재 인천직구에서는 550여개 업체가 8120종을 상품을 판매 중이다. 판매액도 지난 2020년 10억여 원 에서 지난해 22억여 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배달e음은 도입 반 년 만에 주문 100만건을 돌파했다. 14개 전통시장이 참여한 장보기 서비스는 100일여 만에 거래 금액 9990만 원을 달성하며 전통시장 부활의 가능성을 열었다. 지난 1월 말 현재 배달 e음의 누적 주문 건수는 105만 3073건이고 누적 결제액은 244억 4500만 원을 기록했다. 기맹점 수도 8073곳에 이른다.
인천시가 인천e음의 부가서비스를 본격적으로 강화한 것은 지난해 2월부터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지역경제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선제적인 조치로 인천e음 캐시백 지급률을 10% 상향하자 가입자와 결제액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무엇보다 고객들의 다양한 불편사항을 적재적소에 반영하면서 서비스 편의성과 접근성이 월등하다는 점이 경쟁력으로 꼽힌다.
조인권 인천시 일자리경제본부장은 “그동안 인천e음의 운용 정책이 지역경제 활성화가 최우선 목적이었다면 앞으로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아울러 지역공동체에 더욱 주력할 방침”이라며 “지역주민과 함께 성장하고 발전하는 지역화폐 플랫폼으로 부상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지속적인 서비스 개선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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