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일 ‘성인지 예산’에 대해 “각 부처에 흩어져 있는 예산들 중 ‘여성에게 도움이 된다’라는 차원으로 만들어 놓은 예산”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은 성인지 예산에 대한 개념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윤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KBS본관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대선 후보 초청 3차 토론회에서 성인지 예산의 개념을 묻는 이 후보의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이 후보는 윤 후보가 지난달 27일 유세 현장에서 “우리 정부가 성인지 감수성 예산이란 걸 30조 원 썼다고 알려져 있다. 그중 일부만 떼어내도 이북(북한)의 말도 안 되는 핵 위협을 안전하게 중층적으로 막아낼 수 있다”고 발언한 것을 언급했다. 이 후보는 “성인지 예산 중 어떤 걸 삭감해 국방비에 쓸 것인가”라고 물었다.
윤 후보는 “그런 예산들을 지출 구조조정 할 수 있는 예산이라 봤고 조금만 지출 구조조정을 해도 대공방어막을 구축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곧바로 “포인트가 안 맞는 말을 한다”라며 “성인지 예산은 여성을 위한 예산이 특별히 있는 게 아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성인지 예산이란 예산편성과 집행과정에서 남녀별로 미치는 효과를 고려해 성차별 없이 평등하게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한 제도를 말한다. 이 후보는 “윤 후보가 제시한 범죄피해자보호사업, 한부모지원사업 등이 다 성인지 예산”이라고 강조했다.
심 후보도 윤 후보를 향해 “성인지 예산이 뭔지 잘 모르는 것 같다”고 날을 세웠다. 심 후보는 “(성인지 예산이란) 한마디로 예산에도 성이 있다는 이야기다. 여성을 위한 예산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예를 들어, 화장실을 이용할 때 여성은 신체 구조상 1.5배 시간이 든다. 그래서 남자화장실과 여자화장실을 (똑같이) 10개씩 만들면 차별이다. 이런 성인지적 차원에서 차별을 두면 안 된다는 검증 대상 (예산)”이라고 설명했다.
윤 후보는 “성과지표가 부풀려졌을 가능성이 있는 것들을 지출 조정을 하자는 이야기”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심 후보는 “성과지표와는 상관없는 이야기”라고 받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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