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들이 인터넷 맘카페 연합의 정책 질의에 보육·교육·경력단절 해법을 담은 영상편지를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대통령 핵심 지지층이었다가 부동층으로 대거 돌아선 3040 여성 표심을 공략하기 위한 응답으로 풀이된다.
2일 네이버카페 용인마녀·김포살이한아름·파주맘 등 각 지역 주요 맘카페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윤석열 국민의힘·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의 보육·교육·경력단절 정책 동영상이 업로드됐다. 해당 영상을 소개한 글에는 “맘카페 연합으로 대선후보들에게 공약을 요청했다”며 “맘카페 회원들의 판단을 돕기 위한 목적으로 제작된 내용”이라는 설명이 달렸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는 이르면 내일 동영상을 보낼 예정이다.
맘카페 핵심 회원층인 3040 여성은 현재 20대 여성 여성 다음으로 부동층 비율이 높다. 서울경제가 칸타코리아에 의뢰해 지난 2월 27일~3월 1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28명을 대상으로 대선후보 지지도를 물은 결과 30대 여성 17.7%·40대 여성 12.4%가 없다·모른다고 답했다. 20대 여성의 없다·모른다 비율은 26.7%에 달했다.(자세한 내용은 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에 각 대선 주자들은 맘카페 회원들의 표심을 사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는 모양이다.
보육
이 후보는 보육 분야 공약으로 “돌봄 국가책임제로 국가가 육아의 짐을 최대한 함께 지겠다”고 말했다. 또 “국공립 어린이집을 늘리고 어린이집에 교사 대 아동 비율을 대폭 낮춰서 돌봄의 격을 확 높이겠다”고도 했다.
초등돌봄교실 운영 시간을 저녁 7시까지 연장하는 방안도 내놓았다. 또 지역사회 돌봄 인프라를 연계해 돌봄 체제를 더욱 촘촘하게 만들겠다고도 했다.
또 아동수당에 이은 청소년수당으로 만18세까지 매년 1인당 120만원씩을 지원하겠다고 했다. 공공산후조리원도 전국에 확대한다. 또 아동학대와 아동대상 범죄 처벌을 강화하고 가혹한 아동학대 범죄에 대해서는 공소시효를 폐지한다.
윤 후보는 “어린이집 교사가 아이 한 명 한 명에게 충분한 관심을 기울이도록 교사가 담당하는 아동의 수를 줄이겠다”고 말했다. 또 '민간 돌보미' 국가 인증 시스템을 도입해서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아이돌보미 서비스’를 확대하겠다고 했다.
초등학교 방과후 프로그램을 다양화하고 초등 돌봄 교실을 저녁 8시까지 운영하는 방안도 내놓았다. 또 육아 휴직을 부부 합산 기존 2년에서 3년으로 늘린다. 출산 시 1년간 매달 100만원씩 지원하는 공약도 소개했다.
심 후보는 “전국민 육아휴직제를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또 육아휴직급여를 현실화해서 육아휴직 사용률을 높이겠다고 했다. 육아휴직을 최소 1년, 부모 합산 2년을 제대로 쓸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육아휴직 소득대체율을 통상급여의 80%까지 인상하고 1년간 지급하도록 할 예정이다. 육아휴직 아빠 할당제도 법제화한다.
교육
이 후보는 교육 분야 공약으로 초등학생 저학년 오후 3시 동시 하교제와 앞서 보육 분야에서 언급한 돌봄교실 저녁 7시까지 연장 등 두 가지를 내세웠다. 그는 “초등 돌봄절벽을 확실하게 개선하겠다”고 했다.
윤 후보는 “컴퓨터 언어 교육과 디지털 과학역량을 강화해 미래의 인재로 잘 키우겠다”고 했다. 또 인공지능(AI) 보조교사를 도입해서 개인별로 맞춤형 교육서비스를 제공하고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인한 교육격차 문제를 해소하겠다고 했다.
심 후보는 만 3~5살 유아에게 국가 의무 무상교육을 실시하겠다고 했다. 또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통합하고 유아학교를 설립한다는 구상이다. 초등학교 6년과 중학교 3년을 연계한 9년제 학교를 시범도입한다. 또 초등학교 6학년 2학기와 중학교 1학년 1학기는 초중등 연계교육을 실시하고 중학교 3학년 2학기와 고등학교 1학년 1학기에는 덴마크 ‘애프터스콜레’ 방식의 전환학교 모델을 도입해 진로 탐색 교육을 강화한다.
경력단절
이 후보는 경력단절 해법으로 아빠들의 육아휴직 사용을 높이는 ‘육아휴직 자동등록제’를 공약했다. 그는 “육아휴직을 쓰는데 눈치보지 않아도 되도록 신청하지 않지만 자동으로 등록되게 하는 제도”라고 설명했다. 또 육아휴직 급여액의 하한선과 상한선을 모두 높인다. 그는 “소득이 줄어들까 휴직 망설이는 일도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근로시간을 주 15~30시간으로 단축할 수 있는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도'를 실질적으로 보장하겠다고 했다. 또 육아기에는 집에서 아이를 돌보면서 일할 수 있도록 '재택근무제'도 신설하겠다고 했다. 어린이집·유치원에 시간제 보육반과 주말·야간 연장 보육반 운영을 확대하겠다는 방안도 내놓았다.
심 후보는 “육아를 국가가 책임지고 남성뿐만 아니라 여성도 경제활동 주체로 모두 일 ,가정을 병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노동시장에서의 성별 격차도 해소하겠다고도 했다. 다만 구체적인 방안은 제시하지 않았다. 이외에 여성의 가사노동·돌봄노동에 대해 돌봄수당도 지급한다.
/조권형 기자 buzz@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