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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정부 '러軍 전사자 2000여명…푸틴 타격 받을 것"

우크라 "5,300명 이상 죽여"…美 "2,000명 추정"

러시아는 사망 발생만 알린채 구체적 규모엔 함구

"러 엄마 분노하면 푸틴 정치적 타격 불가피" 지적

우크라이나 동북부 하리코프 외곽 도로에 26일(현지시간) 파괴된 러시아군 차량들이 멈춰서 있는 가운데 한 러시아 병사의 시신이 널부러져 있다. /연합뉴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혀 고전을 거듭하는 가운데, 러시아군 사망자 규모가 얼마나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자국민에게 동부 분쟁지역에 한해 제한적인 군사작전을 진행 중이라고 밝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으로서는 자국의 전사자 규모가 클수록 정치적 타격 또한 커지기 때문이다.

미국 뉴욕타임즈(NYT)는 1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과 체첸 전쟁에서 군인들을 대거 잃었던 러시아가 이번에도 많은 전사자를 낸다면 극심한 여론 악화를 불러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러시아군 전사자에 대한 공식적인 집계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지금까지 5,300명 이상의 러시아군을 사살했다고 밝힌 반면, 러시아는 지난달 27일 “다치고 사망한 병사가 있다”고만 언급했을 뿐 구체적인 사상자 수를 공개하지 않는다.

이같이 양쪽의 주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NYT는 미 정부의 한 관계자를 인용해 지난달 28일까지 러시아군 2,000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미군이 지난 20년간 아프가니스탄에서 전쟁을 벌이면서 발생한 전사자는 2,500명 수준이라며 러시아군의 전사자 수가 많다고 설명했다.

미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의회 브리핑에서 교전 닷새 동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사자는 똑같이 1,500명씩 발생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보고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하지만 이 역시 인공위성 사진 분석과 통신감청, SNS에 올라오는 사진과 보도 등을 토대로 추정한 것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연합뉴스


NYT는 불어나는 전사자 수가 푸틴 대통령의 지지도에 손상을 가할 것으로 봤다. 아프가니스탄 침공 때 1만5,000명이 죽었고, 체첸 공격 때에는 수천명이 목숨을 잃었던 기억을 러시아인들이 떠올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제임스 스타브리디스 전 유럽연합군 최고사령관은 "많은 보도에서 러시아군이 4,000명 이상 죽은 것으로 알려진 것을 보면 매우 극적인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게 확실하다"라며 “이렇게 러시아군의 손실이 크다면 푸틴 대통령은 자국민에게 이번 전쟁을 설명하는 게 어려운 일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 국방부는 우크라이나가 하리코프 등 주요 도시에서 러시아에 통제권을 내주지 않고 버티고 있다고 했다. 하리코프 주변에는 길바닥에 널브러진 러시아군의 시체와 불타는 탱크, 장갑차 등의 모습이 어렵지 않게 목격되며, 특히 러시아군이 전사자들을 내버려 둔 채 퇴각한다고 설명했다. 오바마 행정부 국방부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를 담당했던 에블린 파르카스는 “러시아군이 쓰러진 그들의 형제를 전장에 버려둔 채 떠났다는 것은 충격적”이라며 “결국 러시아의 어머니들은 '우리 유리는 어디 있나', '막심은 어디에 있나'라고 묻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1일(현지시간) 구조대원들이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격을 받아 파괴된 우크라이나 제2 도시인 하리코프의 시청사 밖으로 사망자의 시신을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미 러시아인 전사자나 생포된 부상자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인터넷 사이트를 가동하며 심리전에 들어갔다. 실시간으로 피해 상황을 전파하며 러시아군의 사기를 꺾는 것이다.

우크라이나는 최근 전사한 러시아 병사가 그의 어머니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그동안 러시아 정부가 숨기려 한 군사적 손실을 조명하며 러시아 어머니들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푸틴 대통령에게 대놓고 환기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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