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한 병원에서 집단 신속항원검사 오류 사례가 확인됐다. 병원 근로자 7명의 검사 결과가 양성에서 음성으로 바뀐 것이다.
대구 달서구의 한 병원은 2일 중앙일보에 "지난달 25일 같은 공간에서 일하는 병원 치료사 7명을 대상으로 신속항원검사를 진행한 결과, 전원 '양성'판정이 나왔다"며 "그런데 곧바로 PCR(유전자 증폭) 검사를 했더니 다시 전원 '음성'으로 바뀌었다"고 밝혔다.
해당병원 의료진은 “병원 직원들은 거의 매일 간호사를 통한 신속항원검사를 받고 있어, 검사법에는 문제가 없다고 본다”며 자가검사키트의 불량 문제로 추정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신속항원검사 음성이 PCR 검사에서 양성으로 바뀌는 오류 사례는 들어봤지만, 양성이 집단으로 PCR 음성으로 바뀌는 것은 흔치 않은 일 같다"고 전했다.
실제로 신속항원검사는 유전자 증폭 없이 검체 속 바이러스 여부를 따지기 때문에 감염자라도 증상이 미약하거나, 검체를 제대로 채취하지 못하는 경우 음성 판정 같은 오류가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이처럼 양성 판정을 받은 전원의 결과가 음성으로 바뀐 것은 드문 사례다.
신속항원검사의 정확도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각종 오류 사례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전해지고 있다. 가장 흔한 사례는 자가검사키트에서 음성이 나왔는데 PCR 검사에서는 양성이 뜨는 경우이다. 한 네티즌은 "회사가 다른 두 개의 자가검사키트의 결과치가 달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지난달 3일부터 보건당국은 60세 이상, 밀접접촉자 등 고위험군이 아니면 신속항원검사를 먼저 받도록 하고 있다. 이에 앞서 보건당국도 신속항원검사의 정확도 문제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 1월 26일부터 닷새 동안 광주, 전남, 경기도 평택과 안성의 선별진료소에서 자가검사키트로 진행한 신속항원검사 8만4,000건을 분석했다. 이중 자가검사키트 양성 판정을 받은 687건에 대해 PCR 검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523건(76.1%)이 같은 양성 판정을, 164건(23.9%)은 음성 판정을 받았다. 23%의 오류가 있는 셈이다.
한편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쏟아지면서 유전자 증폭(PCR) 검사 역량이 한계에 다다르자 정부가 신속항원검사 결과 양성이 나오면 확진으로 인정하는 방안을 이달 중 시행하기로 했다. 질병관리청은 이달 중 신속항원검사만으로 확진 판정이 가능하도록 전산시스템 개편 등의 준비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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