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석학이자 이 시대 최고의 지성인 이어령 교수의 별세 소식이 전해졌다. 작가이자 문학평론가이고 언론인이자 교육자이며 행정가이자 문화기획자, 초대 문화부장관이었던 이 교수는 시대의 고비마마 굵직한 키워드를 던지며 창조적인 사고를 가능하게 했던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런 그의 80년 인생은 지난해 발간된 책 <이어령, 80년 생각>을 통해서도 자세히 담겨 있다. 인터뷰전문가이자 이어령 교수의 마지막 제자인 김민희 톱클래스 편집장이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간 100시간이 훌쩍 넘는 시간 동안 인터뷰해 탄생시킨 이어령 탐구의 결정판이다.
이 책에서 그가 지나온 창조의 흔적을 따라가다 보면 ‘제 머리로 생각’하는 것의 의미를 깨닫게 된다. 그가 지금까지 걸어온 생각의 줄기들은 우리가 아는 일상 사물에 대해 자신의 눈으로 보는 법을 실천한 것이기 때문이다.
여섯 살 질문쟁이였던 꼬마가 디지로그와 생명자본주의라는 거대한 패러다임을 제시하기까지 ‘생각의 성장과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좋은 아이디어는 엘리베이터에 타서 내리기 전까지 말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해. 또 만인이 납득하는 아이디어는 아이디어가 아니지. 낡은 생각이라는 증거니까.”
80대 후반 암투병 중에도 창조적 발상을 멈추지 않은 어어령 교수의 생각의 생각을 해부하는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삶의 갈피를 잡지 못하고 방황하는 사람들이 나만의 생각법을 찾는데 도움이 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