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해 3일(현지시간) 추가 제재에 나섰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측근들인 러시아의 재벌들과 크렘린궁 대변인 등 47명이 대상이다.
백악관은 이날 러시아 신흥 재벌 ‘올리가르히’ 19명은 물론 47명에 달하는 그들의 가족과 측근들의 비자를 제한하는 등 제재를 부과했다고 밝혔다. 올리가르히는 소련 체제 붕괴 이후 러시아 경제를 장악하고 있는 특권 계층을 말한다.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오른 올리가르히 중에는 러시아 철강·광물업체인 메탈로인베스트의 소유주인 알리셰르 우스마노프가 포함됐다. 그는 자산 142억달러(약 17조원)으로 포브스가 선정한 전 세계 억만장자 순위 99위에 올라 있는 인물로 푸틴 대통령과 매우 가까운 사이다.
우스마노프는 유럽연합(EU)의 제재 리스트에도 올라 있는데, 독일은 최근 그의 초호화 요트 ‘딜바르’를 압류했다. 이 요트는 세계에서 가장 큰 요트로 유명하다. 또 러시아에서 개인 항공기로는 가장 큰 그의 전용기도 제재 리스트에 등재됐다.
푸틴 대통령의 유도 연습 상대이기도 했던 아르카디 로텐베르그도 제재 대상에 포함됐다. 그는 과거 소치 동계올림픽 공사를 수주한 인물로 크림반도와 러시아를 잇는 교량공사 등 약 9조원 규모의 정부 계약을 따내기도 했다.
이들 외에도 △러시아 가스관 건설회사 스트로이가스몬타슈의 주주인 보리스 로텐베르그 △송유관 업체 트란스네프트 최고경영자(CEO) 니콜라이 토카레프 △구 소련의 정보기관 KGB 요원인 세르게이 케메조프 △전 러시아 부총리 이고르 슈발로프 국가개발공사 회장 등도 제재 대상에 올랐다.
블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암살 특명을 받고 용병들을 침투시킨 것으로 알려진 예브게니 프리고진도 제재 대상이다. 그는 푸틴 대통령의 요리사 출신으로, 해외 분쟁지에서 용병을 동원하는 사기업 와그너그룹을 운영하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도 제재 대상에 올렸다. 백악관은 “페스코프는 푸틴의 허위 선전을 퍼뜨리는 고위직”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러시아 정부의 침공을 정당화하는 허위 정보를 확산시키는 단체 7곳과 그에 소속된 26명의 개인에 대해서도 제재를 부과했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백악관은 이번 제재 대상에 올린 이들에 대해 “러시아 국민을 희생시키면서 부를 축적했고, 일부는 그들 가족을 고위직으로 끌어 올렸다”며 “러시아의 가장 큰 기업들의 꼭대기에 앉아 있는 이들은 푸틴의 침공 지원을 위한 자원을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일 취임 후 첫 국정연설에서 러시아의 재벌과 지도자들을 겨냥해 "우리는 당신의 요트와 호화 아파트, 개인 전용기를 찾아내 압류하기 위해 유럽의 동맹과 함께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어 미 법무부는 러시아의 제재 관련 위반 행위를 조사하고, 권력층의 불법 재산 압류를 위해 전담 태스크포스(TF)를 설치했다.
앞서 미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의 중앙은행을 비롯해 주요 은행들은 물론 푸틴 대통령에 대해서도 직접 제재를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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